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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인데 병원 한번 안간 아이?…'위기경보'로 2천명 구했다

복지부 지난해 1~3차 사업 실시…학대정황 아동 28명 포착
학대 신고건수 15년 2만건→18년 3만6천건…"관리변수 확대할 것"

(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2019-01-18 06:10 송고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앞두고 14일 오전 서울 중구 무교로 어린이재단 앞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에서 어린이들이 아동학대 예방 방지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DB© News1 임세영 기자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앞두고 14일 오전 서울 중구 무교로 어린이재단 앞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에서 어린이들이 아동학대 예방 방지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DB© News1 임세영 기자

또래보다 언어능력과 사회성이 떨어지는 A군(4)은 지적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와 이혼한 A군의 어머니는 다른 남성과 동거하고 있고, 양육 방법에 대한 인지가 부족해 A군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었다.

A군은 유아 건강검진도 받을 수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A군의 건강검진 기록이 없다는 사실을 포착한 뒤 조사에 나서 아동 방치 사실을 확인했다. 복지부는 A군에게 건강검진과 심리치료를 해주는 한편, A군의 부모는 아동 방임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아동학대 위험 등에 노출돼 있는 위기아동을 사전에 발견하기 위해 복지부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위기아동조기발견시스템(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이 시행 10개월째를 맞았다. 그동안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던 아동 2000여명이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예방접종 미실시, 건강 이상징후 등을 변수로 한 빅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위기 아동을 예측함으로써 사전에 학대 아동을 발견하기 위한 관리 시스템이다. 학대 사건에 사후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아동학대를 근절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18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19일부터 12월28일까지 3차례에 걸쳐 진행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사업으로 2377명의 위기아동이 발견됐다.

사업 차수별로 1차(3월19일~6월1일)에서는 아동 2만1992명이, 2차와 3차는 각각 1만8602명, 1만4769명이 관리 대상으로 선정됐다.

1차 사업 결과 예방접종을 제때 받지 않았거나 의료기관 검진 기록에 의해 건강에 이상징후가 포착되는 등 위기 아동 1169명이 조기에 발견됐다. 해당 아동의 가정에는 드림스타트 사업이 연계돼 양육수당 등 지원이 이뤄졌다.

학대정황이 발견된 위기아동도 7명 발견됐으며, 복지부는 아동의 부모를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2~3차 사업(6월25일~9월14일)에서도 각각 651명, 513명의 아동이 정부 지원을 받았고, 21명은 아동학대가 의심돼 집중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복지부는 아동학대 방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아동학대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 아동학대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의 관리 변수도 확대할 방침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발견율은 2.64%로 미국(9.4%)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지만 조기 발견 시스템에 의해 사각지대에서 벗어나는 아동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2015년 1만9000건에 불과했다가 지난해에는 3만6213건(잠정치)로 대폭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위기 아동이 학대 위험에 노출되기 전 조기에 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더 많은 위기 아동을 발굴하기 위해 관리 변수를 지속적으로 개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anant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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