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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윤계상 "god와 여행, 지난해 가장 잘한 일…많이 울었죠"(종합)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01-12 10:56 송고
사람엔터테인먼트 © News1
따뜻한 영화의 영향일까. 윤계상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밝아보였다. 요즘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쭌이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분위기는 한층 더 즐거워졌다.

2017년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에서 장첸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난 윤계상은 신년에는 기대작 '말모이'(엄유나 감독)로 관객들을 찾는다. '말모이'는 주시경 선생이 한일합병 초기 시작한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를 일컫는 말.

영화 '말모이'는 1940년대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경성을 배경으로 일제의 감시를 피해 조선어사전편찬을 위해 우리말을 모았던 비밀작전 '말모이'를 진행하는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쓴 엄유나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윤계상은 "영화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면서 '말모이'의 의미를 강조했다. '말모이'에서 말을 모아 나라를 지키려고 하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을 연기한 그는 '범죄도시'의 악랄한 살인자 장첸의 옷을 벗고 조국과 국어를 위해 헌신하는 선구적인 캐릭터를 입었다.

사실 류정환 역은 코믹하고 인간적인 맛이 있는 유해진의 판수 캐릭터보다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윤계상은 "내게 제일 중요한 것은 영화"라면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질 때의 모습에 대해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게 너무 좋았다. 유해진 형님이 하는 것도 메리트가 있었다"고 영화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래서 류정환을 연기하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것은 '진정성'이었다. 유해진이 영화 속에서 일제강점기 학대 당하는 순박한 민초를 상징한다면, 윤계상은 많은 것들을 갖고 있는 엘리트지만 나라를 위해 이를 모두 버리는 인물이다. 어쩌면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는 이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그 무엇보다 필요했다.

윤계상은 "영화를 찍으면서 중반까지 너무 힘들어서 깜량도 안 되는데 멋 모르고 덤볐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나를 류정환으로 생각했을 때 류정환은 내가 포기하면 모든 것이 다 없어져버리는, 벼랑 끝에 서있는 사람이었다. 그 마음 때문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캐릭터의 감정을 설명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같이 걸을까'를 통해 god 멤버들과 산티아고 순례길에 다녀온 윤계상은 이 시간을 통해 멤버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고군부투했던 과거의 삶, 그때 가졌던 마음들이 어느 순간 다시 돌아왔단다. 그는 "다리에 물집이 생겼는데 호영이가 '괜찮아?' 한마디 툭 하는데, 그 한마디에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한순간 느꼈다. 우리에게 그런 마음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다음은 윤계상과 일문일답.

-류정환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말모이'를 붙잡는 사람이다. 어쩌면 연기에 대한 윤계상의 마음과 같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제가 연기를 잡고 있는 끈과 비슷하다. 너무 잘하고 싶은데 너무 어렵고, 평가에 대해서 하고 싶지 않고 그래서 끝까지 가본다. 뭐가 됐든 이뤄지겠지 하고, 쉽지는 않지만.

-인물의 톤을 잡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매우 진중하고 진중한 인물이다, 어떻게 잡고 시작했나.

▶유연하게 가려고 했는데 류정환의 이야기는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감정 노출신이 별로 없다. 너무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더 딱딱하게 부러질 듯한 느낌이었다. 조만간 부러져서 포기할 것 같은? 그런 경직된 캐릭터였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그렇게 해야 조선어학회에서 대표의 자리에 서있지 않을까 했다. 농담도 하다가 밥도 먹고 술도 먹고 할 수 있는 전사가 없어 힘들었다. 대표는 그냥 진짜 미친 사람처럼 '말모이'에 목말라 하고, 고지식한 그런 면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현실에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데 저는 보면서 좀 오그라들었다. 보시는 분들이 오그라들면 안 되는데….

-공청회 신이 감동적이었다.

▶그 장면 되게 뭉클했다. (영화 속 공청회에 모인) 그분들이 한글을 지키려고 지역에서 모인 선생님들이다. 판수가 '조선어학회 입니다' 했을 때, 박수가 나온다는 상상은 잘 안 했던 것 같다. 그냥 뜨문뜨문 이렇게 치는 박수 정도였는데 기립을 하더라. 그때 류정환이라면 너무 행복했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감사하다는 표현이 저절로 되더라. 고스란히 객석을 뚫고 들어가는 느낌이어서 자연스럽게 연기톤이 잡히지 않았을까 싶다. 진짜 울먹거렸고, 보면 닭살이 돋아있다. 눈물을 참았던 기억이었다.

-선배 배우들과의 연기는 어땠나. 

▶모두 동지들이다. 너무 좋으신 분들이었다. 선배라고 서열을 나누거나 하지 않고 너무 친하게 잘 지냈다. 매일 술을 드시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그런 게 있다. 정말 동지였다, 조선어학회 사람들끼리는. 나는 대표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이 대표를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 정도의 느낌. '류대표 류대표' 현장에서 불리는 제 이름이 대표였다. 제작사 더 램프 대표님도 오셨지만 그런 얘기를 했다. '대표란 직책이 너무 힘드네요' 이끈다는 것보다도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이름 때문에 생긴다.

-엄유나 감독에게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경우도 있었나.

▶나는 '민들레가 왜 민들레인지 아십니까?'하는 대사가 너무 버거웠다. 조금 문어체같은 느낌이라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감독님이 항상 정말 어제 말한대로 '직진, 정면승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류정환이 그렇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이게 조선어학회를 관통하는 말이어서 해달라고 했는데, 많이 어려워서 20테이크를 갔다.

-직전 작품인 '범죄도시'가 크게 성공했는데, 부담감은 없나.

▶'범죄도시'의 성공은 선물이었다. 정말 단비 같다. 행복했다. 지금은 다시 열심히 해야한다. 흥행은 선물처럼 주시는 거다. 스치듯이 가야하고 그 일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잣대가 생기고 그걸로 인해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고 빨리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다. 똑같다. 지금도 연기하면서 너무 힘들어 하고 죽을 거 같고, 왜 이것밖에 안될까 하면서 좌절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대중이 원하는 것이 대치될 때도 있나.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너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한다. 떨려 하면서 '잘할 수 있을까' 하면서…. 지금은 진짜 연기 하는 게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하다. 예전에는 사실 여러가지를 걱정해야 했다. 투자나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 어떻게 보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 배우가 아니어서, 항상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편하게 들어갈 수 있는 시나리오가 들어오니까 너무 행복하다.

-'같이 걸을까'에서 산티아고를 걷고 왔는데.

▶많이 행복했다. 정말 올해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하면 god 멤버들과 여행을 간 것이다. 한 번 가보라. 친한 친구들 서먹한 친구들과 함꼐. 예전에는 친했는데 지금 연락이 뜸한 사람들과. (여행을 다녀와보니) 절대 마음이 그렇지 않더라. 사실 어른이 되니까 마음을 안 꺼내놓는다. 배려심 있게 말하고, '신경쓰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 때문에 하는데 상대는 '정이 없나, 관심이 없나'하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 돌아가자,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울컥거리고 많이 울기도 했다.

-god 멤버들이 각자 자리를 잘 잡은 거 같다.

▶잘 있다, 다 잘 하고 있다. 뭐가 됐든 지금처럼만 다 건강한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번에 저희 무대 보신 분 있나? 너무 보이지 않나 나이가? 늘 안무를 안 틀리고 자신있게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패닉이 왔다. '쭈니형'(박준형) 마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무대에서 안무가 생각 안 나서 그냥 서 있었다. 팬들이 좋아해주시니까 괜찮다. 준형이 형이 '같이 걸을까'에서 우리 앞에 나이 많은 친구들이 걸어가는데 '저 나이가 되면 나는 가루가 됐을 것'이라고 해 많이 웃었다. 멤버들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그런데 그러면 영화가 '19금'이 될 것 같다. 준형이 형이 진짜 욕을 많이 한다. 그리고 또 '와썹맨' 때문에 더 한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쭈니형'인데 진짜 사람이 따뜻하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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