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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박항서 매직’ 타고 무역전쟁 파도 넘는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12-19 13:33 송고 | 2018-12-20 12:46 최종수정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2018.10.18/뉴스1 © News1 자료사진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2018.10.18/뉴스1 © News1 자료사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의 기업들이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대거 옮기고 있는 가운데, ‘박항서 매직’이 펼쳐지고 있어 한국 기업들에게 엄청난 호재가 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화권을 제외하고 한국의 충격이 가장 클 것이란 전망이 무색하게 한국은 무역전쟁의 파고를 비교적 잘 넘어가고 있다. 

중화권의 유력 영자지인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한국이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을 영리하고, 민첩하게 잘 피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관세가 높아지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은 탈중국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 이전부터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공장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옮기기 시작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전의 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롯데도 중국에서 철수한 뒤 베트남에 대규모 판매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SCMP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국 기업 탈중국의 기폭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미중 무역전쟁 이전에 발발했다. 따라서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 이전부터 이미 탈중국을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투자가 급감하고 있는데 비해 베트남 투자는 급증하고 있다.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의 대중투자는 16억 달러였다. 베트남 투자는 19억7000만 달러다. 대중투자보다 베트남 투자가 더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베트남에 불고 있는 ‘박항서 신드롬’은 한국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최근 ‘아세안축구연맹 챔피언십(스즈키컵)’에서 우승하면서 ‘박항서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박항서 감독(가운데)이 15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 AFP=News1
박항서 감독(가운데)이 15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 AFP=News1

박항서 열풍은 경제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스즈키컵 준결승전 직후인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현지 GS25 점포 24곳의 점당 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ST에서 판매하는 자양강장제 박카스도 박 감독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은행도 ‘박항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박 감독과 베트남 축구선수 쯔엉을 홍보모델로 기용하면서 고객 수가 10% 이상 늘었다.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이 박항서 특수를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하노이 공항에 설치된 한국 기업 광고. 가운데 신한은행 광고가 보이고 아래에 효성 광고도 있다 /뉴스1 =최종일 기자
하노이 공항에 설치된 한국 기업 광고. 가운데 신한은행 광고가 보이고 아래에 효성 광고도 있다 /뉴스1 =최종일 기자

베트남 전문가들은 “박항서 효과로 한국기업의 현지화는 물론 관공서 업무가 한층 쉬워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60년대 경제개발을 막 시작했을 때, 베트남 전쟁 특수가 있었다. 한국은 베트남 특수를 이용, 경제개발의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90년대 후반부터는 중국 특수를 누렸다. 중국 특수가 막바지에 이르자 베트남 특수가 기다리고 있다. 산업화 이후 한국의 국운이 결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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