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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농구하던 형들인데"…슬픔에 잠긴 대성고 3일간 임시휴업

강릉펜션 참변에 대성고 오늘부터 임시휴업 들어가
교사·학생 침묵 속 등교…"속상하고 슬퍼"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이우연 기자 | 2018-12-19 09:55 송고
서울 은평구 대성 고등학교  모습. 2018.12.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 은평구 대성 고등학교  모습. 2018.12.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강릉 펜션으로 우정여행을 떠난 고교 3년생 10명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가운데 19일 임시휴업에 들어간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에는 이른 아침에도 짙은 슬픔이 내려앉았다.
오전 7시50분, 등굣길의 대성중학교 중학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언덕 한편을 일렬로 오르며 정문을 통과했다. 여느 아침과 같은 웃음소리나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모습은 사라지고 오직 침묵만 감돌았다.

교직원들도 시선을 땅에 고정한 채 아무런 말 없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교문 앞에서 학생들과 교직원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는 경비원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대성고는 전날(18일)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대성고 3학년 10명의 사고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이날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교장과 학생주임 교사, 희생자들의 담임교사 등 일부 교직원들은 서둘러 강릉으로 떠나 희생학생들이 입원해 있는 두 병원을 지키고 있다.
미처 휴업 소식을 듣지 못해 등교한 대성고 학생들도 있었지만, 이내 침울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대체로 이번 사고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학교 앞에서 만난 대성중학생 A군은 "어제 선생님이 사고 소식을 말해줘 알았다"며 "평소에 (학교) 운동장에서 함께 놀고 이야기를 나누던 형들이 사고를 당해 많이 속상하고 슬프다"고 전했다.

다른 중학생 이모군(15)도 "함께 급식도 먹고 농구장도 같이 사용하던 형들"이라고 기억하면서 "안타깝고 마음이 좋지 않다"며 고개를 떨궜다.

전날 사고 소식을 듣고 학교를 찾았던 학부모 B씨는 "학생들이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해 여행을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힘들게 수능까지 치르고 마냥 행복한 시간에 사고를 당해 너무 무섭고 안타깝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학생 10명은 전날 오후 1시15분쯤 모두 의식을 잃고 입에 거품을 문 채 펜션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살펴본 결과, 이들의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정상치의 8배에 가까운 155ppm에 이르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3명의 학생은 강릉 고려병원과 강릉아산병원에 각각 안치돼 있다. 의식불명에 빠져 고압산소치료를 받았던 나머지 학생들은 차차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실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한국가스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은 펜션 베란다에 설치돼있던 보일러 시설의 배관 연결부가 잘못돼 있던 점을 확인하고 현장 감식을 벌이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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