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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허위정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는 건 공공연한 얘기다. 그러나 러시아가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에도 그를 지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투입했다는 조사가 나왔다.이는 미국 상원의회 정보위원회가 최근 작성한 미공개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보고서의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허위정보를 고의로 유포하기 위해 트위터·페이스북·구글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전부 활용했다고 전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리처드 버(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과 같은 위원회 소속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의원은 당적이 다름에도 서로 합심해 수백만 건의 게시물을 수집한 뒤 조사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을 의뢰받은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네트워크 분석업체 그래피카는 러시아의 인터넷리서치에이전시(IRA)가 미국인들을 계층별로 세분화한 후 이들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노출시켰다는 결론을 냈다.분석 대상은 대선 당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인 2017년 중반까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에 올라온 러시아발 허위정보 게시물이다. 여기에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자료도 포함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이 분석 내용을 담은 보고서에는 "모든 (러시아발) 메시지는 분명히 공화당,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었다"면서 "보수적이거나 우파 성향을 지닌 유권자들에게는 트럼프 당시 후보의 이름이 가장 많이 노출됐다"고 쓰여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에게는 혼란스럽고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궁극적으로는 투표 참여 의지를 꺾으려 하는 내용의 콘텐츠가 노출됐다.

러시아 요원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겨냥한 건 '좌파 성향의 흑인 유권자'들이었다. 이들에게 노출된 메시지는 선거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잘못된 투표 참여 방식을 알려주는 허위 정보였다.

그러나 러시아 요원들은 △라틴계 △무슬림 △기독교인 △동성애자 △진보주의자 △남부 시민 △참전용사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공략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발 허위정보는 △텀블러 △핀터레스트 △야후 이메일 계정 △마이크로소프트(MS) 핫메일 계정 △구글 지메일 계정 등을 통해 전방위로 확산됐다.

허위정보를 유포한 러시아 계정들은 광고 구매를 위해 루블화를 사용하거나 연락처로 러시아 전화번호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원들은 IRA가 본부를 두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인터넷 주소를 로그에 남겨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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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러시아가 2009년부터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허위 정보를 유포했고, 늦어도 2013년부터 트위터를 통해 미국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 상원이 입수한 트위터 게시물 중 57%는 러시아어였고 36%는 영어였으며 나머지는 다른 언어로 쓰여 있었다.

그러나 조사에 참여한 분석가들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러시아측 계정 자료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늑장을 부리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임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81개 페이스북 페이지와 76개 개인 계정 관련 자료를 넘기는 데 그쳤고, 트위터는 외부 분석가들이 피드(feed)를 통해 자료를 분석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분석가들은 비판했다. 특히 구글이 가장 분석가들이 다루기 힘든 형식으로 정보를 제출했다고 한다.

WP는 미 상원 정보위원회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이번 주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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