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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화웨이 유럽 퇴출, 영국 손에 달렸다. 왜?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12-17 08:00 송고 | 2018-12-17 09:29 최종수정
화웨이 홈피 갈무리
화웨이 홈피 갈무리

미국의 ‘화웨이 왕따’ 작전이 점입가경이다. 아시아 국가에 이어 유럽 국가도 잇따라 화웨이 장비 사용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현재 확실하게, 정부차원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금지한 나라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다. 
아직 정부차원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선언한 유럽 국가는 없다. 일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이 차세대 이동통신(5G) 핵심 장비 분야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제외한데 이어 프랑스의 오렌지SA도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했다. 

사실 미중 무역전쟁의 승부는 유럽이 어느 편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판가름 나게 돼 있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통신전쟁도 마찬가지다. 
유럽 중에서도 영국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세계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나라는 영국뿐이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은 미국에 반한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가장 좋은 예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건이다.

AIIB는 아시아 국가의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금융기구다. 미국 일본 주도의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2013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창설을 제안했고, 2014년 10월 아시아 21개국이 AIIB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으며, 2016년 1월 공식 출범했다.

2014년 10월 MOU 참여 국가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총 21개국뿐이었다. 한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참여를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5년 3월 영국이 AIIB 가입을 선언했다. 이후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한국도 가입했다. 

영국의 가입으로 AIIB는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서 위상을 갖추었으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영국의 결정은 국제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현재 중국의 화웨이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장 또한 영국이다. 영국은 그동안 화웨이가 유럽에서 도약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영국의 BT가 5G 핵심 장비 분야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영국 정보부가 보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화웨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즉각 발표했다. 향후 영국의 향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럽은 ‘꽃놀이 패’를 쥐고 있다. 미중이 통신 전쟁을 벌이자 유럽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 특히 중국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유럽시장을 잡기 위해 유럽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유럽이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장비 배제를 선언하지 않고 텔레콤 업체 차원에서 화웨이 장비 배제를 발표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위한 치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럽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유럽 국가 중 중국과 패권전쟁을 벌일 만한 나라는 없다. 따라서 그들의 최우선 관심사는 보안보다 경제적 이익이다. 결국 유럽의 선택이 미중 통신전쟁의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그 선택을 선도하는 나라가 영국일 것이다. 영국은 세계 유일 초대강국 미국에 “No”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영국은 미국의 식민모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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