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

이 계절, 호주 해안도로 드라이브는 '그레이트'

멜버른 여행 ③(끝) 그레이트 오션로드
15분 헬기투어도 빠질 수 없는 묘미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8-12-10 09:59 송고
그레이트 오션 로드© News1 윤슬빈 기자

따뜻한 나라로 도피를 생각하는 것이 절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도피처'라고 하면 꽁꽁 언 얼음도 금세 녹여버리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남국의 휴양지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지금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드는 여행지로는 '호주 멜버른'도 있다.
멜버른을 지금 가야 할 이유를 들자면, 호주를 대표하는 대자연의 경관인 해안도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를 여행하기에 최적의 계절이라는 것이다.

매년 변덕스러운 날씨와 함께 매서운 바람이 이어지는 곳으로 그나마 여름이 가장 화창하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입구© News1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입구© News1 

호주의 둘레는 3만5000km 된다. 흥미로운 점은 모두 해안 도로로 이어져 있어 자동차는 물론 '시간'과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호주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이처럼 거대한 섬이자 대륙을 두르고 있는 도로 중 하이라이트 구간이 바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다.

위치로 보면 호주 남동쪽이다. 멜버른에서 남서쪽으로 80km 떨어진 '질롱'(Geelong)의 근교인 토키(Torquay)와 와남불(Warrnambool)을 잇는 구간으로 길이는 243km 정도 된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구불구불 산길도 포함돼 있다© News1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구불구불 산길도 포함돼 있다© News1

하이라이트 구간으로 꼽히는 이유는 파도와 바람, 세월이 만든 기암괴석과 해안 절벽이 끝없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차를 타고 달리는 도중엔 캥거루와 코알라도 만날 수 있는 행운도 있다.

도로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1919년에 착공돼 13년에 걸쳐 완성됐다. 당시엔 도로 건설 기계도 없어 참전 용사들은 오로지 연장 하나를 들고 길을 닦아낸다. 
  
전망대에 들어서기 전엔 울창한 숲길을 지나야 한다© News1 
전망대에 들어서기 전엔 울창한 숲길을 지나야 한다© News1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차로 달리는 도중 운이 좋다면 뛰어노는 자이언트 캥거루를 만날 수 있다 © News1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차로 달리는 도중 운이 좋다면 뛰어노는 자이언트 캥거루를 만날 수 있다 © News1 

해안 도로를 달리기에 앞서, 멈추어 설 전망대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인기 많은 전망대의 주차장엔 투어 차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무엇보다 그레이트 오션로드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했다면, 먼저 봐야 하는 곳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사도상'를 보는 것이 1순위 코스다. 장쾌하게 펼쳐진 남극해 위 우뚝 서 있는 12개의 돌기둥으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주 쓰인다.
  
12사도상에서 일몰을 기다리는 여행객의 뒷모습© News1
12사도상에서 일몰을 기다리는 여행객의 뒷모습© News1

12사도라는 이름은 신의 영역에서나 실현 가능한 풍경이라고 해서 예수를 따랐던 '12제자'에서 따왔다.

안타깝게도 이름과 달리 지금은 8개의 돌기둥만이 남아 있다. 그마저도 거친 파도와 바람에 매일 조금씩 깎이면서 점점 밑동이 가늘어지고 있다.  
  
언젠간 사라질 이 자연이 만든 조각 작품을 단 한 번만 보고 돌아서기엔 분명 아쉬울 수 있다.

따라서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찾는 사람들은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세 번 이상 12사도상을 본다. 보는 위치에 따라서 느끼는 감동이 또 다르다.
 
깁슨 스텝스에서 바라본 12사도상의 일부© News1
깁슨 스텝스에서 바라본 12사도상의 일부© News1
 
12사도상을 절벽 아래서 가까이 보고 싶다면 '깁슨 스텝스'로 가야 한다. 신비로운 경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씁쓸한 사랑 이야기도 담겨 있는 곳이다.
 
1878년 해안도로가 생기기 전, 영국 이민자를 태우고 호주를 향하던 로크아드호가 난파된다. 당시 서로 사랑한 사이인 귀족 집안의 처녀인 에바와 견습 선원 톰을 제외하고 모든 승객이 목숨을 잃게 된다.
 
조난 당한 톰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겨우 절벽을 올랐고, 마을 주민인 깁스가 그를 발견하면서 에바까지 무사히 구조한다. 이후 이곳은 '깁슨의 계단'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다.
 
그러나 해피엔딩이 이뤄질 것 같은 이 이야기의 끝은 씁쓸하다. 에바는 구조된 뒤 영국으로 돌아가면서, 신분을 뛰어넘는 기적 같은 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
        
레이저백© News1 
레이저백© News1 
런던 아치© News1 
런던 아치© News1 

일출과 일몰을 보는 방법도 있다. 12사도상 전망대로 가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도 끄떡없는 돌기둥 사이로 해가 붉게 타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장관을 볼 수 있다.
  
이밖에 인기 있는 전망대로는 레이저백(Razorback)과 로크아드고지, 런던 아치가 있다. 레이저백은 보는 순간 숨막히게 하는 거대한 벽처럼 생긴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름의 뜻처럼 면도칼처럼 날카롭기도 하다. 

로크아드고지는 톰과 에바가 구조되기 전까지 머물렀던 곳이며, 런던 아치는 원래 다리 모양이던 바위가 중간 부분이 무너져 내리면서 해변쪽 절벽이 섬처럼 분리됐다.

헬기 투어 중 내려다 본 그레이트 오션 로드© News1 
헬기 투어 중 내려다 본 그레이트 오션 로드© News1 
  
이 모든 전망대를 둘러보고 정점은 '헬기투어'로 찍는다. 상공 200m 위에서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내려다볼 수 있는 투어다. 15분, 30분, 1시간 코스로 즐길 수 있는데 가격은 145 호주달러부터다.
  
그만한 비용을 지출할 가치가 있다.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놀이기구를 못 타는 이도 숨이 막힐 듯한 경관에 겁을 상실한다. 그저 거대하기만 하던 해안 도로는 거대한 '뉴욕 치즈케이크' 같다.

멜버른에서 그레이트 오션 로드로 향하는 중간에 있는 커넷 리버에 있는 야생 앵무새 공원에서 마주한 야생 코알라© News1  
멜버른에서 그레이트 오션 로드로 향하는 중간에 있는 커넷 리버에 있는 야생 앵무새 공원에서 마주한 야생 코알라© News1  

◇그레이트 오션 로드로 가는 길, 더 가까워졌다

최근 에어아시아가 멜버른 거점 공항을 멜버른 국제공항에서 그레이트 오션 로드와 훨씬 가까운 아발론으로 옮겼다. 아발론 공항은 멜버른 시내까지 45분, 그레이트 오션 로드까지 35분 거리밖에 걸리지 않는다. 당분간 아발론 공항은 에어아시아의 단독 터미널식으로 이용된다. 현재 인천에서 멜버른까지 직항편이 없어 쿠알라룸푸르 또는 홍콩, 싱가포르를 경유한다.


seulbi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