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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잠정합의…러시아 기다리느라 규모 못 정해

(빈 로이터=뉴스1) 양재상 기자 | 2018-12-07 03:08 송고 | 2018-12-07 06:11 최종수정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로이터=News1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로이터=News1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6일(현지시간) 정기 총회에서 석유 감산에 잠정 합의했지만, 러시아의 응답을 기다리기 위해 감산규모는 아직 설정하지 않았다고 소식통 2명이 말했다.

앞서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감산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 장소인 오스트리아 빈을 떠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했다. 노박 장관은 다음날 빈으로 다시 돌아와 OPEC을 비롯한 산유국들(OPEC+)과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복수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OPEC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지 않을 예정이다.

유가는 지난 10월 이후 3분의1에 가까운 낙폭을 나타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OPEC에게 감산보다는 유가의 추가 하락에 일조할 것을 촉구해왔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이날 OPEC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내일까지 결론이 도출되길 바라고 있다. 비(非)OPEC 국가들도 동참하게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국가들이 감산 의지를 보이면서 동등한 감산규모를 부담하려는 상황이 아니라면, 우리는 이들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 감산 규모를 정하지 않은 채 회의를 마친 뒤 팔리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가능한 최대 규모의 감산을 단행하길 원한다"라며 "확신은 못하지만 합의 도달을 바라고 있다. 오늘 밤 노박 장관이 돌아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타스통신은 자국 에너지부가 노박 장관은 이날 빈에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회의 전 팔리 장관은 모든 옵션이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감산규모의 범위가 일평균 50만~150만배럴이라며, 일평균 100만배럴이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OPEC 대표들은 4시간 반 동안 이어진 회의 결과 구체적인 감산규모가 정해지진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들은 이란, 리비아,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이 감산 예외 적용을 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핌코의 그렉 셰어나우 전무는 "일평균 100만배럴 감산은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길 수도 있다. 그러나 감산의 기준점이 11월 대신 9월이나 10월의 산유량으로 설정될 경우, 그 영향력은 재고 증가를 막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평균 100만배럴 감산을 통해) 의미있는 유가 상승세가 촉발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가혹한 유가하락을 유발하지도 않을 것이다. 여러 관점에서 볼 때 (일평균 100만배럴 감산은) 최적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중간지점이다"라고 덧붙였다. 핌코는 1조77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며, 셰어나우 전무는 150억달러 규모의 원자재 펀드 운용에 참여하는 인물이다.

OPEC 대표들은 러시아가 일평균 15만배럴 감산을 단행할 경우 OPEC+의 감산규모는 일평균 100만배럴이 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러시아가 일평균 25만배럴 감산에 동의하면 OPEC+의 감산규모는 일평균 130만배럴을 넘어설 수도 있다.

그러나 노박 장관은 추운 날씨 탓에 겨우내 감산을 단행하는 것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어렵다고 이날 말했다.

유가는 최근 급락세를 보여왔다. 사우디, 러시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이 지난 6월 부터 산유량을 늘려온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수출분을 메우기 위해 증산할 것을 이들 국가에게 촉구한 바 있다.

최근 수년 동안 미국, 러시아,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의 지위를 유지해왔다. 다만 미국은 감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반독점법이 문제가 되는데다, 국내 석유산업이 다양한 민간업체들로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원유 및 정유제품의 순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자국의 산유량 급증이 세계 시장의 공급 판도를 바꿨음을 부각시켰다.

이란의 석유 수출은 급감하는 추세를 나타내왔다. 미국이 지난달부터 이란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여파다. 그러나 미국은 8개국에 이란 원유 수입을 허용하는 등 예외를 적용했고, 그에 따라 내년 석유시장에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커졌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OPEC이 석유 흐름을 제한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기를 바란다. 세계는 고유가를 필요로 하지도 않고, 보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란이 할당량을 부여받지 않을 경우 감산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메르 알 가드반 이라크 석유장관은 OPEC 내 2위 산유량을 기록 중인 국가로서 감산을 지지하고, 동참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OPEC의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 미국 정치인 다수는 사우디에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두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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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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