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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전쟁…'ABC'와 'SV'가 뭐길래

"블록체인으로 새 시장 열자"vs"비트코인 기존 정신 계승하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18-11-19 07:08 송고 | 2018-11-19 15:37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하드포크'를 앞둔 비트코인캐시(BCH)의 내부 잡음이 절정에 달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하드포크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하드포크 하루 전날인 15일은 대다수 암호화폐의 시세가 약 10%가량 하락해 6000달러선이 무너졌다. 암호화폐 시세가 600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일 정도로 시장의 충격은 컸다. 

하드포크는 기존 블록체인의 기능개선, 오류정정, 문제점 수정을 위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가 아닌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시스템과 떨어져 나온 시스템은 서로 호환되지 않고, 새로 탄생한 시스템은 또 다른 암호화폐를 생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업그레이드 과정에 왜 잡음이 생겼을까. 

비트코인캐시는 지난 2017년 8월, 비트코인의 거래 속도를 향상하기 위해 하드포크돼 등장한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보다 블록 크기가 커졌기 때문에 더 많은 트랜잭션을 담을 수 있어 수수료가 줄어들고 처리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을 갖는다.

시작은 순탄했다. 하드포크 직후인 2017년 8월 1일, 코인마켓캡에서 287.57달러(약 32만5500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캐시는 2017년 12월 22일 3205.14달러(약 362만8200원)까지 상승했다. 2018년에도 평균 600달러(약 67만9200원) 선에 거래됐다. 

그러나 비트코인캐시 개발자들 사이에 '업그레이드 방향성'을 두고 기술적 이견이 발생했고 연합 전선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캐시 커뮤니티는 크게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로 나뉜다. 이들은 지난 15일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방향을 앞두고 '스마트 계약 솔루션 포함 여부', '블록 크기 확대 여부' 등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두고 갈등했다. 

이번 업그레이드에서는 전통적인 거래소를 통하지 않아도 암호화폐 간 교환이 가능한 '아토믹 스와프'(Atomic Swap)를 지원하는 스마트 계약 기능이 포함됐다. 비트코인캐시ABC는 아토믹 스와프를 포함한 스마트 계약기능을 도입하자 주장했고, 비트코인캐시SV는 기존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변경하지 말고 블록 크기만 기존 32mb에서 128mb까지 키우되 기존 비트코인 구조로 되돌아가자는 주장을 내비쳤다. 즉 '블록체인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자'와 '비트코인의 기존 정신을 계승하자'의 싸움이 됐다. 

이들은 각자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서로를 비판했다. 비트코인캐시SV 진영의 크레이그 라이트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캐시ABC진영이 살아남을 미래는 없다"라는 글을 올려 적개심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8일 로저버 대표에게 "전쟁을 원하면 2년간 어떠한 거래도 없게 만들 수 있다"며 협박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비트코인캐시ABC 진영의 우지한은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캐시 생태계는 가짜 사토시(라이트)를 몰아내야 한다"고 게시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라이트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우지한과 로저버가) 비트코인을 판매한다면 2014년 수준으로 가격이 돌아갈 것"이라고 트위터를 올려 비트코인 덤핑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선의 해결책은 두 진영이 타협하는 것이었다. 체인분리가 일어나면 여러 종류의 비트코인캐시 코인이 존재하게 되고 커뮤니티가 붕괴한다. 확장성이나 처리속도 역시 감소한다. 합의없는 하드포크가 발생하는 것을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온라인 전쟁 끝에, 결국 서로 호환되지 않는 클라이언트를 이용해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시작했다. 이들의 해시 전쟁에 투자자들은 매도세를 펼쳤고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했다.

토마스 잰더 비트코인 클래식의 수석 개발자는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 모두 하드포크를 하면서도 '왜 하드포크가 필요한지' 근거를 대지 않는다"며 "양쪽이 생태계에 대한 의견이나 타협 요구를 듣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해시 전쟁이 장기전으로 진행될 경우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지만 이 전쟁은 승자가 가려질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시 싸움은 비트코인캐시ABC 진영이 53%, 비트코인캐시SV 진영이 47%를 점유하고 있다.


hwa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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