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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정리뷰] 놓치면 후회할 대프리카 초원의 장관 …'라이온 킹'

상상력 넘치는 동물 표현에 현지 밀착형 대사 돋보여
디즈니 오리지널 뮤지컬 20년 만에 국내 상륙…내년 1월 서울, 4월 부산 공연

(대구=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18-11-11 13:19 송고 | 2018-11-11 15:32 최종수정
뮤지컬 라이온킹 (제공 클립서비스)© News1
뮤지컬 라이온킹 (제공 클립서비스)© News1

"꼭 서문시장에서 파는 샤워커튼 같구먼"

수다쟁이 코뿔새 자주(앙드레 유슨)가 아기 사자 심바와 날라를 찾으려고 커튼을 젖히면서 이렇게 말하자 지난 9일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아트센터를 가득 채운 객석에서 박장대소가 터졌다.
1997년 미국에서 초연한 이후 20년 만에 국내 초연하는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 킹'은 놀라움이 가득한 무대적 상상력뿐만 아니라 공연하는 도시에 맞춘 대사를 통해 밀착력 높은 웃음을 자아낸다.

코뿔새 자주는 심바의 아버지이자 밀림의 왕인 무파사가 자신을 해고하겠다는 농담을 하자 깜짝 놀라서 "제발 절 에버랜드로 돌려보내지 마세요"라고 외치기도 한다.

혹멧돼지 품바(피에르 반 히어덴)는 원본 대사인 "무당벌레 샌드위치"를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번데기 샌드위치"라고 바꿔 말하고, 미어캣 티몬(제이미 맥그리거)은 앙상블의 도움으로 풀밭에서 일어나자 "감사합니다"라며 대본에 없는 즉흥 연기를 하기도 한다.

뮤지컬 라이온킹 (제공 클립서비스)© News1
뮤지컬 라이온킹 (제공 클립서비스)© News1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 킹'은 이런 현지 밀착형 대사가 아니더라도 그림자극과 가면극의 무대적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영화를 뛰어넘는 예술적 감동을 선사한다.
아프리카 초원 속에 있는 듯한 상상력 넘치는 동물을 만들어 낸 줄리 테이머의 연출력, 새벽 여명부터 일출과 일몰까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도널드 홀더의 조명 디자인, 애니메이션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미어캣 티몬과 혹멧돼지 품바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연 등이 관객의 탄성과 박수를 자아낸다.

이야기의 흐름은 디즈니의 작품답게 무대 양 옆에 설치된 자막을 읽지 않더라도 따라가기가 어렵지 않다. 심지어 주술사인 개코원숭이 라피키(느세파 핏젱)는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스와힐리어로 자막없이 떠들거나 노래하지만 그 자체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1막과 2막으로 구성됐다. 1막은 주인공 숫사자 심바(캘빈 그랜들링, 데이션 영)가 아버지 무파사(므토코지시 엠케이 카니엘레)를 잃고 무리에서 떠나 품바와 티몬를 만나는 내용이며, 2막은 심바가 암사자 날라(조슬린 시옌티)를 재회한 이후 삼촌인 스카(안토니 로렌스)에게서 왕좌를 되찾는 내용이다. 관객이 놀라움과 감동에 빠지는 이유는 이런 권선징악형 이야기가 아니라 무대적 상상력이다.

뮤지컬 라이온킹 (제공 클립서비스)© News1
뮤지컬 라이온킹 (제공 클립서비스)© News1

라피키(느세파 핏젱)가 막이 오르기 전에 들려주는 안내방송은 사바나 초원에서 펼쳐진 흥미진지한 이야기에 기대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또한, 효과음악을 담당하는 연주자들이 무대 양 옆에서 죽도, 놋그릇 등 다양한 소품으로 특이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과정도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어 명불허전의 첫 장면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은 코끼리, 기린, 코뿔소 등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동물로 분장한 배우들이 무대와 객석 뒷편에서 등장할 때마다 놀라움의 극치였다. 다만, 강렬함 첫 장면이 있는 1막에 비해 2막에선 극적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코뿔새, 미어캣, 흑돼지 등 개성이 뚜렷한 코믹 캐릭터는 배우들이 신체와 퍼핏 인형을 실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표졍과 행동을 원작 애니메이션과 똑같이 표현해낸다. 예를 들어, 기린을 사냥하는 치타의 경우에는 배우의 하체가 뒷다리가 되고 치타와 배우의 머리를 실로 연결해 움직인다.

대평원과 반딧불빛도 배우들의 연기와 춤으로 표현되고 그림자극을 활용해 멀리 떨어진 풍경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밀림의 왕 무파사와 어린 아들 심바가 풀을 심은 정사각형의 모자를 쓴 배우들의 사이로 뛰어다니는 장면은 풀모자를 쓴 배우들이 직선으로 정렬하자 사자 부자의 모습이 그림자 인형으로 바뀌어 멀리 떨어진 풍경으로 연출한다.

국내에서 베일을 벗은 뮤지컬 '라이온 킹'은 왜 이 작품이 지난 20년 동안 관객 9500만 명을 동원하며 전 세계 뮤지컬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유를 작품 그 자체로 증명해낸다.

'라이온 킹'은 오는 12월25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뒤 장소를 옮겨 2019년 1월10일부터 3월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어 4월부터 부산 드림씨어터 개막작으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뮤지컬 라이온킹 (제공 클립서비스)© News1
뮤지컬 라이온킹 (제공 클립서비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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