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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 교착 '재연'…정부 중재 등 해결 카드 있나

과거 북미 교착서 남북정상회담 카드로 해결
美 상응조치 이끌어내기 위한 北 카드도 주목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8-11-09 16:42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미국 중간선거 직후로 예정됐던 북미 간 고위급회담 개최가 연기되면서 비핵화 협상이 다시한번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 정부는 '일정 문제' 때문에 이번 회담이 미뤄졌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그 배경에는 북미 간 주요 쟁점 사안에서의 입장차가 큰 것이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이같은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는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8일(현지시간) "북한이 (회담을)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준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연기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됐던 북미 간 고위급 회담에서는 풍계리와 동창리 외에 북한 핵 프로그램의 본진 격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처음으로 폐기 의사를 밝힌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사찰 문제와 제재 완화를 비롯한 미측의 상응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고위급 회담 연기는 이같은 입장차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9일 "북미 간 검증 및 제재 완화가 거론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검증 없이 비핵화는 할 수 없고 미국은 현 단계에서 제재 완화에 대해 양보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돌파구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미 간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에서 여러 카드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지난 8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격 취소했다.
 
이 때 역할을 한 것이 9월 남북정상회담이다. 정부는 9월 초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당일치기' 대북 특사단을 보냈고 이어 성사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사실상 북미 교착을 해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남북 정상이 채택한 평양 선언에서는 북한은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동창리 엔진시험장 등을 영구 폐기한다고 밝혔고 미국 측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조치를 취해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핵 시설에 대해 북한이 검증을 약속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이 북미 간 교착상황를 돌파하고 북미 대화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결국 10월 초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성사됐고, 이 자리에서 북미는 핵시설에 대한 참관과 이에 대한 상응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점에 비춰봤을 때 우리 정부가 이번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달 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간 실무그룹이다. 이를 통해 한미 간 비핵화 협의를 정례화하고 공식화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 실무그룹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긴밀한 논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센터장은 "비핵화 협상에 있어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이 문제의 해결은 어렵다"며 "실무그룹에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한미가 논의하게 되면 (후속 협상에 있어)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통해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한국 정부는 제재 국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했으나 북한이 원하는 것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며 "실무그룹으로 북미 간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협상 돌파구를 위해 전향적인 카드를 내보일 가능성도 있다.

박 교수는 "그동안 북한은 추가적인 상응 조치가 있어야 영변 핵시설을 공개한다고 했는데 상응 조치 없이 핵시설 일부를 선제적으로 신고·검증 할 수도 있다"며 "북한이 갖고 있는 카드가 많기 때문에 돌파하기 위해 조금 더 내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김 위원장의 '친서 외교'가 또다시 발휘될 지 여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로 거론된다.


ej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