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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하루만 쉬는 북한, 남북 추석 풍경 어떻게 다를까

차례·씨름 풍습 이어져…송편 빚는 것도 닮은꼴
이동 어려운 北에선 성묘객 적고 교통체증 없어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2018-09-24 07:10 송고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어서와 추석愛 한국의집은 처음이지?' 미디어행사에서 추석 북한 차례상(왼쪽)과 남한 차례상이 차려져 있다. 2018.9.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어서와 추석愛 한국의집은 처음이지?' 미디어행사에서 추석 북한 차례상(왼쪽)과 남한 차례상이 차려져 있다. 2018.9.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남과 북의 추석은 같은 것도, 다른 것도 많다. 삼국시대부터 전해져 온 민족의 명절을 남북 모두 여전히 중요하게 쇠고 있지만 분단 70년간 추석의 풍경은 조금씩 달라졌다.

추석은 설과 더불어 최대의 민족 명절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추석은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가을철 민속명절"이라며 "우리 인민은 예로부터 추석을 연중의 민속명절들 중에서도 큰 명절로 쇠어왔다"고 적었다.

다만 북한에선 추석, 설 같은 민속명절보다는 인민군 창건일,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해방기념일, 헌법절 등 정치적 의미의 '국가명절'을 중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한에선 추석을 전후해 3일을 쉬지만 북한에선 당일만 쉰다. 한때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며 추석을 공휴일에서 제외했는데 1988년 부활시켰다.

남한에선 추석 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민족대이동'과 이에 따른 교통체증이다. 고향 부모님댁, 혹은 장남의 집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러 가는 풍습 때문인데, 지난해 추석 연휴 10일간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이 4492만대에 달할 정도였다. 

북한에서도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무덤을 돌보는 것이 의례이긴 하다. 신문은 "우리 인민들은 햇곡식으로 음식을 만들어가지고 조상의 묘를 찾는 것을 첫 예의로 여기였다"며 "제사가 끝나면 둘러앉아 선조들의 생전에 있었던 가지가지의 일들을 추억하며 음식을 나눠먹었으며 서로의 화목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통수단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데다 휴일도 하루뿐이어서 성묘를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이 적으니 자연히 교통체증도 찾아볼 수 없다. 

황해북도 평산에 주로 살다 2007년 탈북한 이순실씨(49)는 "기차 한 번 타기가 어렵고 지방에 가기 위해 여행증명서를 받기도 어렵다"며 "조상이 돌아가시고 3년은 웬만하면 멀리서도 가지만 이후엔 엄두를 못 낸다"고 말했다. 

이씨는 1990년대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걸어서라도 친척 집에 모이는 문화가 많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추석 때 차례상에 올릴 음식도 평소에 조금씩 준비해서 겨우 올리는 판이라 친척끼리 나눠먹을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워서다. 

함경북도 출신 탈북 요리가 허진씨가 준비한 북한의 차례상(한국문화재단 제공)  2018.9.18 © News1
함경북도 출신 탈북 요리가 허진씨가 준비한 북한의 차례상(한국문화재단 제공)  2018.9.18 © News1

음식을 많이 차릴 여건이 되지 않으니 각종 차례 음식을 준비하느라 여성들이 몸살이 나눈 경우도 적다고 한다. 이씨는 여성들만 독박으로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북한도 매한가지라면서도 "몸살이 날 정도로 만들 음식이 어디 있냐"고 말했다.

다만 북한에서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에선 차례상을 다양하게 차리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한국의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함경북도 출신의 탈북 요리가 허진씨가 준비한 북한의 명철 차례상이 차려졌다. 

허씨는 "북한에선 차례상에 신주와 초를 놓지 않는다"며 "대신 귀신을 물리친다는 수수와 팥으로 만든 음식을 상에 올린다. 송편도 성인 주먹만큼 크게 빚는다"고 말했다. 또 "사탕과 과자도 차례상에 올리는 점이 남한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국문화재단은 "북한의 제례문화에 대해서는 탈북민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차례상 진설도의 형식이나 제수품 등으로 보아 남한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차례문화가 전승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북한의 추석 음식은 송편과 밤단자이다. 밤단자는 률단자로도 불리는데 찹쌀가루를 쪄서 둥글게 빚은 뒤 꿀에 갠 삶은 밤을 고물로 묻힌 음식이다. 평양 일대에선 찹쌀, 자조 등을 엿기름에 삭혀 지진 '노치'(노티)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추석이면 씨름대회가 열리는 것은 남과 북이 비슷하다. 남한에선 지난 21일부터 경북 문경에서 씨름대회가 열리고 있다. 23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에선 평양 능라도에서 매년 씨름경기가 진행된다. 

북한의 추석명절 음식(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갈무리) 2017.10.4 © News1
북한의 추석명절 음식(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갈무리) 2017.10.4 © News1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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