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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방치된 학교시설…갈곳 잃은 울산 세인고

노옥희 교육감 "세인고 이전 공감, 재원마련부터 해야"

(울산=뉴스1) 이윤기 기자 | 2018-09-22 08:30 송고
학교 복도 내벽 콘크리트는 손으로 들춰도 떨어져 나갈 만큼 아슬아슬한 상태로 노후화가 심한 상태이다.2018.9.21/뉴스1© News1
학교 복도 내벽 콘크리트는 손으로 들춰도 떨어져 나갈 만큼 아슬아슬한 상태로 노후화가 심한 상태이다.2018.9.21/뉴스1© News1

울산 세인고등학교의 이전 계획이 미뤄지면서 수년째 학교시설물이 노후 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학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989년 석유화학공단과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주군 청량면 온산읍에 사립 일반고로 개교한 홍명고는 2015년 지금의 '세인고'로 교명을 변경했다.
추석을 앞둔 지난 21일 대규모 공장시설과 화학공단을 마주하고 있는 세인고를 찾아 수년째 방치돼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둘러봤다. 

학교 복도 내벽 콘크리트는 손으로 들춰도 떨어져 나갈 만큼 아슬아슬한 상태로 노후화가 심한 상태이다.

학생들이 하루종일 부대끼는 교실 천장에서는 빗물이 새고 오래된 화장실과 세면대 역시 흰 페인트 칠이 군데군데 벗겨져 시커먼 땟자국들로 뒤덮여 있다.
세인고 학교시설관리 담당자는 "간혹 비가 많이 올 때는 수업 중에 빗물이 떨어져 학생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워낙 오래된 시설물이라 일일이 보수를 하는 것보다 신축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교실 천장에 비가 새지 않도록 교실 천장에 직접 수로관을 연결해 임시방편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실 천장에 비가 새지 않도록 직접 수로관을 연결해 임시방편으로 대처하고 있다.2018.9.21/뉴스1© News1
교실 천장에 비가 새지 않도록 직접 수로관을 연결해 임시방편으로 대처하고 있다.2018.9.21/뉴스1© News1

북구 송정지구로의 학교 이전이 무산되고 시설물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학부모들도 답답한 노릇이다.

학부모 김모씨는 22일 뉴스1과 통화에서 "당연히 이전 승인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시교육청의 이번 결정에 실망이 크다"고 호소했다.

지난 11일 울산시교육청은 세인고 위치변경 승인신청과 관련해 "재원조달계획 미충족 사유로 반려한다"며 학교 이전 불가 결정을 내렸다.

반면 세인고와 함께 학교 이전 신청을 낸 울산고에 대해 시교육청은 "북구 지역의 개발사업에 따른 균형적인 학교 배치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학교이전을 승인했다.

김씨는 "학교 이전 대상은 세인고가 무조건 영순위라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화학공단에 둘러싸여 노후화 된 학교시설에서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헤아려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상가상으로 울산고 이전 승인이 발표되자 중구청에서 이를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우리 학부모들도 빠른 시일 내에 회의를 거쳐 시교육청에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진입로 전방에 화학공단이 밀집해 있다.2018.9.21/뉴스1© News1
학교 진입로 전방에 화학공단이 밀집해 있다.2018.9.21/뉴스1© News1

한편 시교육청은 세인고에 대해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학교법인 울산학원이 요청한다면 '공론화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을 제안했다.

세인고 학교법인 울산학원 측은 이에 대해 "학교 이전과 관련해 면담 자체를 거부했던 교육청이 이제와서 공론화를 논한다는 것은 상식선에서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노옥희 교육감은 지난 20일 울산시의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세인고 이전 필요성에 대해 "세인고 이전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면서도 "학교법인의 이전 번복, 전 이사장과 법인간 갈등 등으로 이전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노 교육감은 "세인고에서 실현 가능한 이전계획이 접수되면 시교육청에서도 행정 지원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by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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