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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손 잡고 해고자 119명 전원 복직 합의 쌍용차 노사(종합)

올해 말까지 60% 복직…나머지는 2019년 상반기까지
쌍용 노동자 얼싸안고 환영…"사과받고 책임자 처벌해야"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김민성 기자 | 2018-09-14 13:36 송고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장(왼쪽부터),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노조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합의안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합의문 발표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2018.9.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장(왼쪽부터),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노조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합의안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합의문 발표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2018.9.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많이 늦었습니다. 하지만 10년여 만에 이뤄냈습니다. 함께해 준 연대와 국민의 열망 덕입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119명 전원 복직.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쌍용차 사태'가 노사 간 합의로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정권이 두 번 바뀌고 10년이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눈물겹게 투쟁했던 노동자들의 '복직 희망'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쌍용차 노·노·사(쌍용차노조·금속노조 쌍용차지부·쌍용차 사측)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해고자 전원을 2019년 상반기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에 따르면 복직대상 해고자 60%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 해고자는 이듬해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된다.

2019년 상반기 복직 대상자 중 부서배치를 받지 못한 사람은 이해 7월1일부터 6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됐다가 12월 전까지 부서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경제사회노동위는 무급휴직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할 방침이다.
◇9년 만에 웃은 쌍용차·노조…"합의 이행 지켜볼 것"

해고자 복직 합의를 끌어낸 쌍용차 사측과 노조는 9년 만에 굳은 악수를 건넸다.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장과 홍봉석 노조위원장은 최종식 쌍용차 사장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손과 손을 맞잡았다.

해고자 전원의 복직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차 해고자·가족 희생자 분향소에서도 '축하의 장'이 연출됐다.

합의를 끝내고 온 김 지부장은 노동자들과 얼싸안거나 악수를 건네며 덕담을 나눴다. 지난 7월 4562일 만에 복직한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도 분향소로 달려와 김 지부장을 힘차게 껴안았다.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지부장은 "얼떨떨합니다. 아무 생각이 없어요. 덤덤할 뿐입니다"라며 '9년 투쟁'의 소회를 시작했다.

"어제 합의를 한 뒤 가장 긴 밤을 보냈다"고 말한 그는 "자랑스럽고, 반가운 기분"이라며 환영하면서도 "합의가 되면 날아갈 기분일 줄 알았는데, 투쟁의 어떤 계획을 끝내고 다음을 준비하는 마음"이라며 목소리를 가라앉혔다.

9년 만에 '복직 합의'를 끌어냈지만, 이는 '또 다른 시작'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한 쌍용차 해고자는 "이제 겨우 합의를 했을 뿐, 조인식도 거치지 않아 논의할 것이 많다"며 "지난 8월부터 4번의 협의를 거쳤는데, 그 과정에서 논의가 중단될만큼 이해관계가 갈렸다"고 전했다.

다른 해고자도 "우리의 요구는 올해까지 해고자 전원의 복직이었지만, 쌍용차는 50%의 복직만 제시했다"며 "이 비율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60% 복직으로 정한 만큼, 합의 내용이 성실히 이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이 14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희생자 분향소에서 열린 해고자 복직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8.9.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이 14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희생자 분향소에서 열린 해고자 복직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8.9.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복직의 꿈' 이뤘지만…"국가 사과·책임자 처벌도 해결과제"

2009년 쌍용차 대규모 파업에서 벌어진 폭력진압과 30명의 희생자 명예회복,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 해결도 남은 과제다.

김 지부장은 "고(故) 김주중 동지(쌍용차 마지막 희생자)의 죽음에 대해 아직 정부는 사과하지 않았고, 2009년 이명박의 지시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진두지휘한 살인진압과 우리의 족쇄가 된 손해배상 가압류도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정리해고와 싸우다 숨진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살인진압을 지휘한 책임자의 처벌, 박근혜와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등 풀리지 않은 과제 해결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지부장은 '또 다른 쌍용차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연대의 뜻도 전했다. 그는 "우리는 공장으로 돌아가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제2, 제3의 쌍용차와 같은 고통을 겪으며 길거리와 하늘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동지들이 있다"면서 △12년째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콜트콜택 비정규직 노동자들 △307일째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파인텍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부탁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쌍용차 노동자들은 대한문 분향소에 마련된 30명의 해고자 영정 앞에 '복직 합의문'과 함께 희생을 기리는 생화를 헌화했다.

이날 해고자 전원 복직을 합의한 경제사회노동위는 '쌍용자동차 상생발전위원회'를 신설하고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지속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정부 지원 방안과 합의서에 따른 세부 실행계획을 논의할 방침이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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