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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아베에 "연내 러일 평화조약 맺자" 깜짝 제안

동방경제포럼서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쿠릴 섬 영유권 연계' 日 주장과는 거리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8-09-12 17:29 송고 | 2018-09-12 17:36 최종수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연내 러일 평화조약 체결을 체결하자고 '깜짝' 제안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에 아베 총리와 나란히 참석, 아베 총리와 질의응답을 하던 도중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있다"면서 "올해가 가기 전에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평화조약을 맺자"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적국'(敵國)으로 맞붙었던 러시아와 일본은 전후 7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이는 현재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지역에 대한 양국 간의 영유권 갈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러일 통호조약' 등을 근거로 쿠릴 열도 남단의 이투룹(에토로후·擇捉)과 쿠나시르(구나시리·國後), 시코탄, 하보마이(齒舞) 등 4개 섬이 "일본의 고유영통에 해당한다"며 러시아 측에 그 '반환'을 요구해온 상황.

일본은 1993년 '도쿄선언'을 통해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가 '쿠릴 4개 섬 귀속 문제 해결 뒤 평화조약 체결'이란 절차에 합의했다는 이유에서 러일 평화조약 체결에 앞서 쿠릴 섬 영유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측은 2차 대전 참전의 대가로 이들 4개 섬을 점유하게 된 만큼 '일본의 주장은 논할 가치조차 없다'고 맞서왔다. 1956년 '소일(蘇日)공동선언'에도 쿠릴 4개 섬 중 시코탄·하보마이 2곳을 '평화조약 체결 뒤 일본에 인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나, 이 또한 그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불과하다는 게 러시아 측의 기본 입장이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이날 '전제조건 없는 러일 평화조약' 제안은 그간 일본이 요구해온 것과 달리 사실상 '평화조약과 쿠릴 섬 문제는 함께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6년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 쿠릴 4개 섬 개발을 위한 양국 간 '공동경제활동'에 합의함에 따라 이를 바탕으로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까지 체결하겠단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일본과는 지난 70년 동안 협상을 해왔다"면서 "아베 총리도 '그 접근 방식을 바꾸자'는 얘길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평화조약이 체결되면 그동안 양국이 해결하지 못한 다른 문제들을 풀어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해 "(러일 평화조약 체결은) 미래세대에 대한 의무"라면서도 "우리 모두 그것이 쉽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ys4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