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경제 >

전방위 대출규제에 곳곳서 풍선효과…금융당국 고심

주담대 규제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큰 폭 증가
은행권 대출 어려워지자 카드론·보험대출도 급증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18-09-12 16:38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금융당국이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 전방위 대출규제에 나설 것으로 예정인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고자 대출을 차단하다 보니 서민들의 돈줄이 점점 말라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8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6000억원 늘어났다. 전달(5조6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로, 지난달 전 금융권의 기타대출은 3조7000억원(은행권 2조5000억원, 제2금융권 1조2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은행권 신용대출은 1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금융위는 "여름 휴가철 자금 수요 등이 늘어나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지만, 금융권에선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간 '풍선 효과'도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주담대 등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은행권 대출이 막히면서 카드사의 카드론과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등이 급증하고 있다. 카드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카드 등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상반기 카드론 취급액은 20조8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7조8630억원)보다 16.7% 급증했다.

현재 카드론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14~15% 수준으로,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7월 평균 은행권 가계신용대출 금리 4.42%의 3배가 넘는다. 경기 둔화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은행권에서 더는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서민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카드론을 쓰고 있는 것으로 관측한다.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 잔액도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 가입자가 자신이 내는 보험료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계약대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잔액이 6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년 사이 4조8000억원(8.6%)이나 증가했다. 보험계약대출은 은행보다 이자가 훨씬 높은 편이지만, 정부가 은행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자 대출이 좀 더 쉬운 보험계약대출 쪽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으로 판단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시장 과열과 실수요자에 대한 자금 공급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금융당국의 고민도 적지 않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등의 동향을 모니터링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카드론 증가세와 관련해선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부터 카드사들과 함께 '대출금 합리화를 위한 TF(태스크포스)' 구성하고 실무 논의에 들어갔다. 특판 경쟁 등으로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금리가 책정되고 있는 카드론 금리 체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대출 금리 논란과 관련해서도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금리 부분은 금감원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보험계약대출이 보험계약의 약정금리를 토대로 하다 보니 고금리 시절 들어놓은 저축성보험 등의 대출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금융당국도 수긍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정부의 '서울 집값 잡기'를 위한 부동산 대책 발표와 관련해 주담대 규제를 우회해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고 있다고 지목된 임대사업자대출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적용하고, 전세자금대출 보증요건도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출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지속해 나가면서 전세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 국지적 불안요인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