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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족위한 한아름 선물에 '연신 미소'…이산가족, 20일 상봉

"선물 가져가려고 손 카트도 가져왔다" 제각기 분주
60여 년 이별의 시간…재회 앞두고 두근두근

(속초·서울=뉴스1) 공동취재단, 서재준 기자 | 2018-08-19 17:20 송고 | 2018-08-19 21:30 최종수정
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 대상자인 이금섬(92) 할머니가 접수를 하기 위해 등록대로 향하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 대상자인 이금섬(92) 할머니가 접수를 하기 위해 등록대로 향하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20일 금강산에서 개최되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참가하는 우리 측 상봉단은 19일 속초 한화리조트에 사전 집결해 상봉 행사를 준비했다.

상봉단은 이날 오전부터 개별적으로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방북에 필요한 방북 교육과 대한적십자사(한적)의 건강 체크 등을 받았다.
상봉 행사에 동행하는 가족들의 손을 잡고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상봉단은 제각기 상기된 표정과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북측의 며느리와 손녀를 만나는 백민준씨(92)는 "내가 건강 관리를 잘 했는데 몇 년 전에 허리를 다쳐서 휠체어 신세"라면서도 "그것만 아니면 내가 아직 20년은 젊게 산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민준씨는 "마음이야 젊지만 내가 기억하는 건 젊었을 때의 이북"이라며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북측의 조카들을 만나는 이관주씨(93)는 동생인 이병주씨(90)와 동행한다. 두 할아버지는 이날 나란히 파란색 중절모를 쓰고 집결지인 한화리조트에 도착했다.

병주씨는 "형님은 대전에서, 나는 안양에 살아서 모자를 따로 산 건데 만나고 보니 똑같았다"며 "형제니까, 핏줄이니까"라고 함박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병주씨는 "(북측 가족을) 만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뽑혀서 오게 됐다"며 "조카가 벌렁벌렁 기어다닐 때 보고 이제서야 다시 만난다.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고맙다고 말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형제는 조카들에게 줄 선물을 일곱 보따리나 준비해 왔다. 두 형제를 모시고 금강산에 동행하는 관주씨의 아들 세영씨(62)는 "들고 가기 힘들까봐 작은 리어카(카트)까지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단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이산가족들이 준비한 상봉 선물이 로비에 놓여있다. 2018.08.19/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이산가족 상봉단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이산가족들이 준비한 상봉 선물이 로비에 놓여있다. 2018.08.19/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북측의 조카들을 만나는 이시득씨(96)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답했다.

시득씨는 "숱한 사람 중에 이렇게 (상봉단에) 선발돼서 하여간 고맙다, 하늘의 뜻이 있나보다"라며 "잠바나 내의 같은 옷하고 화장품, 양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금섬씨(92)는 이번 상봉에서 한국전쟁 때 헤어진 아들을 만난다. 금섬씨는 이번 상봉단 중 부모와 자식이 다시 만나는 7가족 중 한 명이다. 심화된 이산가족의 고령화 탓이다.

금섬씨는 "피난길에 갑자기 무리가 흩어지면서 업고 있던 딸과 나만 넘어왔다"며 "(아들 만나면) 누구랑 컸는지 물어봐야지"라고 말했다.

한적은 이날 오전부터 한화리조트에 상황실을 설치해 속속 도착하는 우리 측 상봉단 가족을 맞았다.

노란 조끼를 입은 한적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은 상봉단이 도착할 때 마다 "환영합니다"라며 박수로 맞이했다. 박경서 한적 회장도 이날 오후 1시께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한적 직원과 상봉단 가족을 격려했다.

한적은 특히 고령의 상봉단의 건강을 면밀히 체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적에서 나온 의료진이 별도의 부스를 설치해 집결지에 도착하는 상봉단 가족의 혈압 등 건강 사항을 체크해 기록했다.

한적은 이날 저녁에도 상봉단 숙소를 개별 방문해 건강 사항을 체크할 계획이다. 한적 관계자는 "워낙 고령자가 많아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폭염이 지속되고 있어 탈수나 온열 질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 연령이 80세를 훌쩍 넘는 고령의 상봉단은 대부분 남측의 가족들과 동행해 금강산으로 향한다. 우리 측 상봉단은 89명의 상봉 대상자와 동행 가족까지 총 197명이다.

이들을 포함한 통일부와 한적, 현대아산 등 행사 지원 인력까지 총 560여 명으로 구성된 남측 상봉단은 이날 한화리조트에서 설레는 하룻밤을 보낸 뒤 20일 오전 8시 30분 꿈에 그리던 가족들이 기다리는 금강산으로 출발한다.

상봉단은 버스를 이용해 육로로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금강산 방북길에 오른다. 남북은 사전 협의를 통해 CIQ에서의 출입경 절차 시 고령의 상봉단의 편의를 위해 버스에서 하차하지 않고 통행 검사를 받도록 합의했다. 

낮 12시 30분께 금강산에 도착한 상봉단은 숙소를 배정받은 뒤 휴식 후 오후 3시 단체 상봉을 통해 첫 상봉 행사를 갖는다. 

65년여 간 떨어졌던 남북의 가족은 2박 3일 간 총 6번의 상봉 행사를 통해 11시간 동안 만날 수 있다. 첫날 단체상봉∼환영만찬, 둘째날 개별상봉∼객실중식∼단체상봉, 마지막 날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 순서로 행사가 진행된다.


seojib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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