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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채찍 맞은 김학범호, 결과·내용 다 잡아야 멍을 지운다

20일 오후 9시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08-19 11:41 송고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1대2로 패했다. 2018.8.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1대2로 패했다. 2018.8.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가혹하리만큼 차가운 말들이 쏟아졌다. 아직 대회에서 최종적으로 탈락한 것도 아닌데 혹독한 채찍을 맞았다. 물론 이해하기 힘든 경기였다. 벤치와 선수들의 실수들이 나왔고, 그 실수가 안일함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경기가 끝난 뒤 일부 선수들의 성숙하지 못한 자세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래도 비난의 수위는 위험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의 표현대로 자초한 길이다. 이 잡음을 잠재우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반둥 참사'를 지워버리고 가장 마지막 경기까지 나아갈 새로운 동력을 얻기 위한 시원한 승리를 거둬야한다.

김학범 감독의 U-23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을 펼친다. 2차전에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면 여유로운 경기가 될 수 있었으나 생각지도 못한 벼랑 끝 승부가 됐다.

한국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팀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급 공격수로 꼽히는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한 것을 비롯해 이승우(베로나)와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에서 뛰는 이들이 스쿼드에 포함됐을 만큼 전력은 충분히 우승권이다. 껄끄러운 1차전에서 바레인을 6-0으로 대파, 그러한 전망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2차전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한 수 아래로 여긴 말레이시아를 만난 한국은 전반에만 2골을 헌납했고, 내내 끌려가다 경기 종료 직전 1골을 만회한 것에 그치면서 1-2로 패했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전혀 뚫지 못하면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손흥민은 "방심은 없어야한다고 계속 강조했으나 '이 팀쯤이야'라는 안일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솔직한 평가를 내렸다. 1차전과 견줘 6명의 새 얼굴을 내세웠던 벤치나, 경기에 지고 있으면서도 상대를 무시하는 자세로 뛰었던 선수들 모두 새겨 들어야하는 지적이다.

이 패배로 인해 한국은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승1패로 승점 3점에 머문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잡아도 승점 6점에 그친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르는 길은 차단됐다. 말레이시아가 최종전에서 바레인에 패하더라도 승점은 동일하고 승자승 원칙이 골득실이나 다득점보다 우위이기에 한국은 1위가 될 수 없다.

토너먼트 첫 판부터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야한다는 것은 나중 문제다. 말레이시아전과 같은 경기가 또 나오지 말라는 법 없다. 이 경기에서도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상상키도 어려운 결말을 맞을 수도 있다. 키르기스스탄전이 결승이라는 배수진으로 반드시 승리해야한다. 단순히 결과만 챙기는 것으로도 부족하다. 내용도 중요하다.

선수들은 사기가 떨어진 상태다. 상대가 말레이시아처럼 밀집수비로 나서면 활로를 모색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손흥민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뜻인데, 승리하더라도 또 고전을 면치 못한다면 심리적인 압박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아직은 어린 선수들이다.

수준이 떨어진다 생각한 상대라도 단단한 정신무장과 철저한 준비로 악착같이 달려들면 호랑이도 쓰러뜨릴 수 있는 게 축구다. 한국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그렇게 쓰러뜨렸고, 이번 대회에서 그렇게 패했다. 이제 1%의 안일함도 없어야한다.

예상치 못한 상대에게 2골을 내주면서, 든든한 배경이 될 것이라는 팬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 선수들 가슴에는 진한 멍이 들었다. 그 아픔을 씻기 위해서는 3차전에서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잡아야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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