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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나온 박원순 "도시철도 재정사업 전환, 공공기관 이전"

오늘 6대 분야 강남북 균형발전계획 발표
강북권 4개 노선 재정전환…3개 공공기관 이전 추진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2018-08-19 14:00 송고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과 부인 강난희씨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을 나서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과 부인 강난희씨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을 나서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달 간 '옥탑방살이'를 마친 19일 강남북 균형발전방안을 내놓았다. 비(非) 강남권 도시철도사업 4개 노선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고, 언덕길 모노레일 등 새 교통수단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립어린이병원 등 공공기관을 강북지역에 신설·이전한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과 동고동락 성과보고회'에 참석, 6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 균형발전방안을 발표했다. 6대 분야는 △교통 인프라 확충 △주거환경 개선 △지역경제 자생력 강화 △교육·문화·돌봄시설 확충 △공공기관 이전 △재정투자 패러다임 전환이다.
1970년대 강남개발과 비슷하게 강북에 우선 투자해 낙후된 강북지역의 생활기본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또 '골목'과 '마을'을 되살려 붕괴된 골목경제를 주민 중심의 지역선순환 경제생태계를 구축한다.

교통 먼저 면목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등 강북의 4개 철도노선을 재정사업 전환한다. 당초 민자사업으로 계획됐지만 경제성이 떨어져 추진이 지연됐던 사업들이다. 올해 말 발표할 '제2차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해 2022년 이전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오르막과 구릉지가 많아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경사형 모노레일, 곤돌라와 같은 새 교통수단 도입을 검토한다. 용역을 통해 대상지와 교통수단, 실현 가능성을 분석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 2020년부터 5개 권역에 1곳씩, 2022년부터는 자치구별로 1곳 이상을 설치한다는 목표다.
부족한 주택가 밀집지역 주차공간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시설에 공유차량 '나눔카' 우선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한다. 현재 289곳 567면인 우선주차구역을 1389곳, 3733면으로 확대한다. 또 공영주차장을 2022년까지 비강남권 지역에 90곳, 4200면 추가 조성한다. 더불어 2022년까지 가로변 여유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 노상주차장 8000면을 만든다.

재정사업 전환을 추진하는 서울시 도시철도 4개 노선.(서울시 제공) © News1
재정사업 전환을 추진하는 서울시 도시철도 4개 노선.(서울시 제공) © News1

주거 2022년까지 장기 방치된 빈집 1000채를 매입, 청년 중심 창업공간, 청년주택, 커뮤니티시설로 활용한다. 내년에는 우선 400호를 매입한다. 

관련 규정을 완화해 주민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소규모 정비를 활성화한다. 리모델링의 건폐율·용적률, 주차장 설치기준을 완화하고 마을주차장, 내진·구조보강 비용을 지원한다. 또 2개 이상의 토지를 하나의 토지로 인정하는 건축법의 건축협정을 활용, 개별 신축이 어려운 맹지, 부정형 필지의 노후주택 2~4개를 맞벽으로 함께 짓는 사업을 지원한다.

부지면적 1000~1500㎡내외로 정비가 필요한 20호 미만의 단독·다세대주택을 대상으로 10필지 내외를 통합정비(지주공동사업)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또 20호 이상의 단독·공동주택을 소규모 블록단위로 재건축해 아파트와 비슷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을 지원한다.

집수리 전문가, 금융전문가, 마을건축사로 '3인1조 컨설팅단'을 구성, 집수리를 활성화하고 주민 집수리 숙련공을 양성한다. 또 주민에게 집수리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가꿈주택' 사업 보조금을 현행 최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한다. 더불어 대부분 신규 개발지에서 이뤄졌던 지중화 사업을 시가 비용을 선부담하는 방식으로 강북지역에 집중 확대한다.

골목경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생활상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전통시장 중심으로 이뤄졌던 지원을 소상점가로 확대한다. 상품 개선, 유망업종 전환을 위한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고 상권 내 빈 점포를 공동작업공간이나 커뮤니티시설로 제공한다. 또 도시재생, 집수리 사업 등을 시행할 때 외부의 업체가 아닌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적경제주체에 맡긴다. 

박 시장은 "간디는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는 책에서 '인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70만개의 마을공화국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동네경제가 무너지는 상황의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도입을 검토하는 새 교통수단 예시.(서울시 제공) © News1
서울시가 도입을 검토하는 새 교통수단 예시.(서울시 제공) © News1

교육·문화·돌봄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 대학과 주변 고등학교를 연계한 다양한 교육·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 교수가 진로 멘토링을 해주거나 대학별 특화분야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 소재 대학교 51개 가운데 49개가 비 강남권에 위치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다.

내년부터 매년 30개 학교, 2022년까지 총 120개교에 스마트패드, 3D프린터 등 스마트기기를 지원한다. 또 2022년까지 총 108개 초등학교에 뮤지컬·음악 등 '문화예술활동을 위한 전용교실'을 도입한다. 체육관이 없는 동북권 29개 학교에는 2022년까지 체육관을 만든다. 

아동·청소년 예술교육 전용공간인 권역별 예술교육센터를 2022년까지 총 11개소 조성한다. 또 강북지역에 청소년 문화·휴식공간을 2022년까지 20개소 추가 건립한다. 또 2022년까지 비 강남권에 총 20개 구립도서관을 확충한다.

신규 돌봄시설의 90% 이상을 비 강남권에 집중한다. 2022년까지 △영유아 열린육아방 373개 △국공립어린이집 486개 △키움센터 357개를 각각 설치하고 강북권에 어린이전문병원을 신설한다.

공공기관 신설·이전 '공공기관 이전 추진 TF'를 꾸려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강북 이전을 추진한다. 강남권에 소재한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연구원, 인재개발원이 우선 검토대상이다. 연내 대상기관을 확정, 발표한다. 현재 서울시 본청 및 산하기관 총 53개곳 가운데 동북권에 소재한 기관은 3곳 뿐이다.
  
재정·조직 정비 2019~2022년 1조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조성, 균형발전 재원으로 활용한다. 또 내년 1월 기획조정실 내에 지역균형발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균형발전담당관'을 신설한다.

1990년대에 수립돼 모든 지역에 기계적으로 적용됐던 '1자치구 1시설' 방식의 공공시설건립 기준을 손본다. 지역 간 공공시설 불균형 실태를 조사해 '서울형 균형발전기준선'을 마련, 내년 예산 편성부터 적용한다.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을 나서며 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을 나서며 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강북구 박 시장은 삼양동 주민으로 한달을 보낸 만큼 지역발전방안도 제시했다. 삼양동 노후주택을 매입해 어르신 쉼터를 조성하고 도시가스가 설치되지 않은 건물 124개소, 주택 175세대에 연말까지 도시가스를 공급한다. 한전과 협의해 소방차, 구급차의 통행을 막는 전신주를 이전·제거하고 오르막길을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전기 따릉이'를 시범운영한다.

답보 상태인 우이동 유원지 사업(옛 파인트리)을 연내 재개해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추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시가 부분인수해 시민휴양소 등 용도로 공공개발하는 안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자재 리셉션 공간과 창고, 수선가게, 창업가게, 재활용 판매장, 어르신의 폐지 중간 집하장소 등을 설립한다.

이 지역 서울둘레길을 정비·조성한다. 콘테이너와 자재로 적치된 빨래골입구를 정비해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우이령길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우이령길을 북한산 경관과 어우러지는 산책길로 만든다. 또 솔샘시장 시설을 개선하고 골목길 CCTV를 확충한다.

박원순 시장은 "오늘날 강남북 격차는 과거 70년대에 이뤄졌던 도시계획 정책배려, 교통체계 구축, 학군제 시행, 대량주택공급 등 강남집중 개발에서 시작됐다"며 "수십 년 간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특단의 결단과 투자, 혁명적인 정책방향 전환 없이는 정책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강북 우선투자라는 균형발전정책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내실 있는 변화, 주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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