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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주춤에도…기상청 오늘도 예보전쟁 "매일이 시험"

기상예보관 365일 24시간 상황대기 중
"국민 눈높이 맞는 예보하도록 밤낮으로 노력하겠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18-08-18 07:00 송고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열린 예보회의에서 예보관들이 제19호 태풍 '솔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회의에서 태풍 솔릭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폭염 해소와 가뭄 해갈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2018.8.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열린 예보회의에서 예보관들이 제19호 태풍 '솔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회의에서 태풍 솔릭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폭염 해소와 가뭄 해갈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2018.8.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0일부터 다시 폭염이 강화된다고만 알리는 게 아니라 북상 중인 태풍이 올라오는 속도와 강도의 영향을 함께 고려해서 국민께 알려야죠. 총괄예보관이랑 예보생산TF팀장 어떻게 생각합니까."

한 장의 태풍사진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오자 유희동 예보국장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졌다. 국가태풍센터와 '예보생산체계 전문화를 위한 특별작업팀'(예보전문화TF팀)이 준비해온 태풍 예상 이동 진로는 지난 16일 예상진로보다 각각 동쪽과 서쪽으로 편향된 상황. 예보 모델과 최근 10년 사이 유사 사례까지 뒤져봤지만 어떤 것이 100% 맞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게 바로 날씨이기에 20분여 동안 화상통화를 통한 격론이 벌어졌다. 17일 오후 2시 기상청 예보회의 모습이다.

티베트 기압이 잠시 약화되고 한반도 북쪽에 있던 차가운 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내려오면서 폭염은 주춤했지만 예보회의는 이날도 1시간이 훌쩍 넘겨 3시10분쯤 끝났다.

기상청에서는 하루에 두 번 예보회의가 열린다. 야근조가 퇴근하고, 일근조 출근 시간인 오전 7시50분과 예보전문화TF팀 등이 결합하는 오후 2시면 1분의 오차도 없이 회의가 시작된다.

회의는 통상 예보국장과 총괄예보관이 주관한다. 폭염이 심하거나 태풍이 한반도에 접근하는 등 사안이 중요할 경우 남재철 기상청장이 직접 주재하기도 한다.

이날(17일) 가장 중요한 화두는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의 진로였다. 지난 16일 발생 당시 일본 큐슈 내륙을 지나치며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으로 향한 태풍 '룸비아'(Rumbia)가 밀어올린 만주 일대 고기압과 상층 기류 등의 영향을 받아 대한해협 인근으로의 진로 수정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함동주 총괄예보관은 오임용 태풍예보관과 한상은 예보전문화TF팀장의 의견을 종합해 이날 이후 주말까지의 태풍 예상 진로를 종합했다. 국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태풍 통보문의 태풍 이동 경로와 영향 반경은 미세한 차이로도 받아들이는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열린 예보회의에서 예보관들이 폭염이 향후 전망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열린 예보회의에서 예보관들이 폭염이 향후 전망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태풍에 대한 논쟁이 끝나자 곧바로 폭염에 대한 토론이 시작됐다. 전날 같은 시간보다 3~4도 가량 기온이 떨어져 한결 선선해지기는 했지만 17일 최고기온 서울 33.8도, 전주 34도 등 서부 내륙에 여전히 폭염 주의보가 발효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기상청 예보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함 총괄예보관은 멀리 러시아 바이칼 호수와 미국령 괌 인근의 기압배치까지 고려해 예보를 작성했다.

이후로도 예보관들은 모니터에는 서해의 백령도, 전남의 흑산도, 제주도의 우도, 부산 해운대, 독도 등의 실시간 영상을 띄워놓고 바닷물의 온도와 파고, 강풍, 열대야까지 토론한 뒤에야 회의를 마쳤다. 함 총괄예보관은 회의 뒤에 곧바로 매일 오후 4시20분쯤 내놓는 기상정보문 작성에 들어갔다.

기상청의 날씨 예보는 흔히 '하늘이 매일 내놓는 숙제'라고 불리운다. 100%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고, 조그만 기상 요인 차이에 따라 상황이 급변하기 때문이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많은 질타를 받고 있지만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기상청으로 발전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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