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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株 옥석가리는 금감원…투자자 "공매도 폐지 먼저"

금감원, 바이오기업 정보공개 확대·회계투명 강화
투자자 "정보 비대칭성 만든 공매도 폐지" 요구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김태헌 기자 | 2018-08-15 15:45 송고 | 2018-08-15 20:16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제약·바이오 상장사를 두고 투자자와 금융감독원이 동상이몽이다. 상당수 투자자는 공매도 폐지를 먼저 요구하고 있지만, 금감원은 투명한 회계를 최우선 과제로 둔 모습이다.

◇바이오주 옥석 가리겠다는 금감원

금감원은 15일 '제약·바이오 기업 투자자 유의사항·사업보고서 모범사례'를 밝혔다. 국내 신약개발 성공률이 10% 정도인데, 바이오 기업들이 임상시험 시작은 적극적으로 알리면서도 중단(실패)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보고된 건수는 전체의 7% 정도에 불과하다"며 "중요한 정보가 공시되지 않아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업 정보를 쉽게 얻지 못해온 바이오주 투자자 입장에서 반길 만한 방향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바이오 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분석보고서조차 제대로 해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증시에는 '무늬만 바이오주'가 상당히 많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기업 정보 강화는 투자자가 근거없는 기대감에 편승하지 않고 바이오주 중에서도 '옥석'에 투자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4월 바이오주 진단 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상장사 주가 상승률 30개 상위업체 중 80%가 바이오업체"라며 "많은 업체가 체력(기업 펀더멘털)보다 기대가 현저히 앞선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보고서를 쓴 한병화 연구원은 "바이오와 전혀 상관없는 일부 업체가 바이오사업을 추가하고 인력 확보만 해도 주가가 고공행진"이라며 "중·소형주 내 바이오 장세는 한국만 진행 중인 버블(거품)"이라고 지적했다. 

◇삼바논란 이어 회계감리까지 속타는 투자자

우려점은 투명한 회계를 추구하는 금감원의 방향이 투자자에게 얼마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지다.

최근 회계 이슈가 촉발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살얼음판이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특별감리를 1년 넘게 진행했다.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주의 대장주격이다보니 이 기업의 투자자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오주 투자자도 감리 과정에서 일희일비해 왔다.

하지만 삼성바이오 이슈는 현재진행형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에 대한 판단이 일부 보류돼 금감원은 재감리해야 한다. 내년 1월에야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회계처리 방식에 대해 테마감리도 진행 중이다. 제약·바이오기업 10여개사가 테마감리를 받았고, 일부는 정밀감리에 들어갔다. 벌써 4개월이 지났지만 이달 안에도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개별 종목의 악재까지 잇따랐다. 지난 12일에는 외국계 증권사가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에 '매도의견' 보고서를 내 바이오주 전체가 흔들렸다. 앞서 네이처셀의 대표가 구속됐고 폴루스바이오팜은 감사인(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차바이오텍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이처럼 바이오주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의'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다. 불확실성은 당장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투자금 손실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증시에서 공매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셀트리온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주 투자자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의 연이은 사고로 분출된 공매도 폐지론을 금융당국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낮지 않다. 금융위는 공매도 폐지없이 투자자 참여와 시장관리를 강화해 순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금감원이 바이오주 투자자를 위한다면 '회계'가 아니라 '공매도'를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금감원이 만든 바이오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는 정부 의지를 증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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