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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위화도 회군 때 처음 쌓은 전주부성 복원…왜?

2030년까지 344억원 투입…성벽 일부 복원 계획
"조선왕조 발상지 위상 살리고 구도심에 활력"

(전주=뉴스1) 김춘상 기자 | 2018-08-15 07:29 송고
국립전주박물관 소장 '완산부지도' 중 전주부성 © News1 김춘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 소장 '완산부지도' 중 전주부성 © News1 김춘상 기자

전주부(全州府). 전북 전주시의 조선시대 때 행정구역 명칭이다. 전주부성(全州府城)은 전주부를 둘러싼 성곽이다.

전주시는 2030년까지 총 344억원을 투입해 이 전주부성(全州府城)을 복원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조선시대 흔적이 확인되고 물리적으로 복원이 가능한 시설을 최대한 원형대로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고지도 등을 바탕으로 시굴조사와 발굴조사를 할 계획이다.

전주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수백년 전에 지어진 전주부성을 복원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선왕조 발상지의 흔적

1942년 일본인들이 전주부 역사서로 발간한 전주부사(全州府史)를 2009년 전주부사편찬위원회가 일본인의 시각을 걷어내고 현실에 맞게 고쳐 펴낸 책이 있다. ‘국역 전주부사’다.

이 책을 보면 전주부성은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한 1388년에 고려 안찰사 최유경이 처음 쌓았고, 조선 영조 10년인 1734년 전라감사 조현명이 다시 대대적으로 쌓았다고 한다.

이후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철거돼 지금은 풍남문(豊南門) 등 일부만 남아 있다.

전주부성도와 관아배치도/뉴스1 DB
전주부성도와 관아배치도/뉴스1 DB

전주부성은 전라감영(全羅監營) 객사(客舍) 경기전(慶基殿) 조경묘(肇慶廟) 등 전주부의 주요 시설을 둘러싼 성곽이다.

전라감영은 전라도는 물론이고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통할한 관청이었다.

객사는 지금으로 치면 정부 고위직이 출장을 나와 머물던 곳이었다. 전주 객사는 특별히 풍패지관(豊沛之館)으로 불렸다. 풍패(豊沛)는 중국 한 고조 유방의 본향이다. 전주 객사에 이 풍패라는 말이 붙은 이유는 전주가 태조 이성계의 본향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전주부성에는 동서남북에 4개의 문(門)이 있었는데, 남쪽과 서쪽에 있는 문에 풍남문과 패서문(沛西門)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임을 알리는 흔적이다.

전북 전주 경기전 내 조경묘에서 진행 중인 분향례 모습/뉴스1 DB
전북 전주 경기전 내 조경묘에서 진행 중인 분향례 모습/뉴스1 DB

조선왕조 발상지 흔적은 전주부성 안팎 곳곳에서 드러난다.

전주부사에는 ‘전주는 예로부터 조선의 발상지로 알려졌기 때문에 태조의 진전(眞殿:왕의 초상화인 어진을 봉안하는 곳)이 창설됐으며, 그것을 경기전이라 칭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조경묘는 전주이씨 시조인 이한(李翰) 부부의 위패를 봉안한 전각이다.

사적 제339호로 지정된 지금의 경기전은 진전과 조경묘를 포함해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주사고 등을 모두 감싸고 있다.

조경묘 동쪽에는 오목대(梧木臺)와 벽화마을로 유명한 자만마을이 있는데, 바로 이 벽화마을이 전주이씨 시조 이한부터 이성계 5대조인 목조 이안사(李安社)까지 살았다는 이목대(梨木臺)다.

전주부사는 오목대와 이목대를 이렇게 소개한다.

“(오목대) 광장에 비각이 하나 있는데 안에는 ‘태조 고황제가 머물렀던 옛 터’(太祖高皇帝駐畢遺址)라는 글과 고종의 글을 새긴 기념비가 서 있다. 오목대의 남동쪽, 자만동 계곡 철도선로 동쪽에도 역시 ‘목조대왕유허지’(穆祖大王舊居遺址)’라는 고종의 글을 새긴 석비가 있는 비각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태조의 5대조인 목조의 주거지 터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태조 고황제가 머물렀던 옛 터’라는 것은 1380년 이성계가 남원 운봉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전주로 개선하며 오목대 위에 종족을 모아놓고 축연을 베풀었다는 전설에 의한 것인데, 잔치에 흥취한 이성계가 한 고조(유방)의 대풍가(大風歌)를 소리 높여 불러 곧 자신이 대신할 고려의 말로를 야유하자 모두가 거기에 답하여 태조의 만세를 외쳤다.”

2017년 신년 기자회견 때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김승수 전주시장/뉴스1 DB
2017년 신년 기자회견 때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김승수 전주시장/뉴스1 DB

김승수 전주시장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 때 “구도심 일대 100만평을 100가지 색깔을 간직한 아시아의 문화심장터로 키워 나가겠다”면서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구도심의 심장부였던 전주부성 일원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재생하기 위한 역사도심 기본계획 및 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하고, 국가예산을 확보해 전통문화 중심의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문화예술 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시는 올해 4월 전주부성 터와 주변 도심부 약 151만6000㎡의 역사도심지구 지구단위계획을 결정·고시해 구도심 난개발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결국 전주부성 복원은 조선왕조 발상지로서 전주의 위상을 살리면서 침체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김 시장의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를 구체화시키는 핵심 사업이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전라감영 복원도 넓은 의미에서 전주부성 복원에 해당된다.

◇첫발 내딛는 전주부성 복원

시는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전주부성 4개 문(門) 주변 지역에 대한 시굴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시굴조사를 통해 유적이 확인되면 정밀발굴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문의 위치, 성곽의 위치와 규모, 축조방법 등 그동안 고지도와 문헌자료에 의존해 추정해온 전주부성의 실체를 밝혀내 전주부성 복원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1914년 전동성당 건축 이후 전주부성 성벽 잔존 사진/뉴스1 DB
1914년 전동성당 건축 이후 전주부성 성벽 잔존 사진/뉴스1 DB

우선 당장 동문사거리, 오거리광장, 서문파출소 등 동문과 북문, 서문이 있었던 것으로추정되는 곳과 성벽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 등 50여 곳에 구멍을 뚫기로 했다.

전주부성을 본격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30년까지 344억 투입

시굴조사와 발굴조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복원 절차가 진행된다.

복원 구상은 어느 정도 세워졌다. 2030년까지 총 344억원을 투입해 성벽 일부를 복원하겠다는 게 현재 계획이다. 특히 문화계에서는 동문에서 북문 사이 성벽 복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문 복원은 현재 복원 계획에서 빠졌다. 시는 당초 사진까지 나온 패서문을 복원할 방침이었으나 토지 매입의 어려움과 막대한 예산 부담 등의 문제에 부닥치면서 일단 유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난해 문 복원까지 포함한 전주부성 복원 총 사업비는 680억원이었다.

풍남문을 중심으로 한 전주부성과 남부시장의 과거와 현재 모습/뉴스1 DB
풍남문을 중심으로 한 전주부성과 남부시장의 과거와 현재 모습/뉴스1 DB

문 복원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시는 이와 관련해서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복원을 위해 시굴 및 발굴조사가 완료되면 그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2억원을 들여 전주부성 종합정비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전주부성이 복원되면 아시아 문화심장터 100만평 프로젝트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주부성 복원은 일단 성벽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시굴과 발굴 조사 과정에서 문 흔적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추가로 문 복원 계획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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