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정치 > 외교

北석탄 국내반입 확인…美 세컨더리보이콧 적용할까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제재위 보고 예정
정부,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은 '낮아'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8-08-10 17:48 송고
노석환 관세청 차장이 10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관세청에서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 관한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대전=뉴스1) 주기철 기자ⓒ News1 © News1

약 66억원 규모의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불법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래 금지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는 북한산 석탄이 불법적으로 국내에 반입된 것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2차제재·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 및 개인 제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관세청은 총 9건의 북한산 석탄 등 수입사건을 수사해 7건의 범죄사실을 확인하고, 수입업자 등 3명과 관련법인 3개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이 러시아에서 다른 배로 옮겨져 러시아산으로 위장돼 수입됐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한지 10여개월만이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8월 북한산 석탄을 공급, 판매, 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대북제재 결의안에 담았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긴장 분위기가 조성되자 북한에 자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북한이 석탄 등을 판매해 획득한 자금이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돈줄'을 죄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제재 결의안이 채택되자마자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석탄이 우리 측에 반입된 것이다. 북한과의 거래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5·24 조치에도 위배된다.

이번 관세청의 발표를 통해 결국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허점'이 있다는 것이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 정부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이에 최근 북미 협상 교착 상황에서 미국 측이 독자 제재 카드를 꺼내는 등의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미국과의 공조에 있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부는 석탄 반입과 관련한 리치글로리 등 4척의 선박과 석탄 수입업체를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또한 이것과 별개로 해당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대북 제재에 대한 우리 정부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 가장 우려되는 조치는 미국 측이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우리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하는 것이다.

미국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거래한 기업이나 개인을 미국 독자 제재 대상에 올리는 것이다. 기업이 이 명단에 들어가게 되면 미국 내 자산동결과 금융거래 금지 조치 등의 적용된다.

대북 거래와 관련된 중국 및 러시아 기업과 개인이 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사례도 있다. 미국은 지난 2005년 마카오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이 북한의 자금 세탁에 이용됐다는 이유로 '세컨더리보이콧'을 적용했다. 그 결과 BDA는 미국과의 금융거래는 물론 국제사회의 거래까지 끊기면서 결국 파산하게 됐다. 

세컨더리보이콧은 미국과 거래한 기업과 거래를 끊는 것을 의미하지만 미국과 거래하는 제3국의 은행·기관 또한 BDA와 거래할 경우 불이익을 감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제3국 은행도 BDA 보이콧에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세컨더리보이콧에 적용되면 '2차' 뿐 아니라 '3차 제재'까지 당하게 된다.  

현재 우리 당국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우선 북미관계가 교착상황에 빠져있기는 하지만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우리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보이콧' 적용까지 감행하며 북측을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두번째는 미국의 세컨더리보이콧은 기업의 불법행위 뿐 아니라 해당국가에서 광범위하게 불법행위를 자행해왔는지 여부 등을 종합 검토해서 결정한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의 독자제재는 통상적으로 제재 위반 및 회피가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이와 관련 관할국이 조사 등 충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을 때 적용된다"고 밝혔다.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북한산 석탄 반입이 이뤄진 것이 아니며 우리 정부는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이 우리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평가한 점도 이같은 판단에 무게가 실린다.


ej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