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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영장 또 기각…강제징용·위안부 재판거래 의혹

檢, 청구대상·기각사유·영장전담 법관이름 공개 반발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8-08-10 09:33 송고 | 2018-08-10 10:45 최종수정
2018.7.3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법원이 '양승태 사법부' 당시 재판거래 및 법관사찰 관련 인사불이익 의혹 수사를 위해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또 무더기 기각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 청구 대상과 법원이 밝힌 기각 사유, 영장을 기각한 영장전담 법관의 이름까지 공개하며 불만을 내비쳤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3부가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위해 전날(9일)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징용 및 위안부 민사소송 재판거래와 사법행정라인의 입장에 반하는 법관들에 대한 인사불이익 혐의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이었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강제징용 및 위안부 소송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고 외교부 관계자들을 접촉한 법원행정처 전현직 근무자들 △강제징용 재판에 관여한 전현직 주심 대법관 △전현직 재판연구관들 보관 자료 및 법관 인사불이익 관련 법원행정처 인사자료였다고 한다.

법원은 이들에 대한 영장을 모두 기각하며 "재판 관련 보고서 등을 직접 작성하거나 위 소송이나 법관해외파견 등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들과 접촉한 법원행정처 전현직 심의관들은 상관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를 따른 것일 뿐"이라며 "강제징용 사건 관련 재판을 담당했던 재판연구관들은 사건을 검토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을 하려면 그 이상의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소명하라는 취지였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또 법원은 "전현직 주심 대법관 등 자료는 재판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법원행정처 자료들이 이미 충분히 제출됐고, 제출되지 않은 자료에 대해선 행정처가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검찰 측은 전현직 주심 대법관 등 자료는 대법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겠단 것이 아니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대법원 1층 자료검색실로 제출받아 행정처 참관 하에 관련 자료만 추출하겠다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법관 인사불이익 부분에 대해선 "대상법관 본인이 직접 통상적 인사패턴에 어긋나는 인사불이익을 받았다고 진술하는 정도의 소명이 필요하고, 이미 본인이 인사불이익을 받았다고 진술한 법관들에 대해선 확인해볼 필요가 있지만 법원행정처에 요구하면 행정처가 위 법관들 동의를 얻어 관련자료를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각 사유를 내놨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 기각의 정당성을 둘러싼 검찰과 법원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모양새다.

검찰은 지난달 말 해당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본격 돌입한 이후 현재까지 20여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임 전 차장의 집과 사무실, 외교부, 법관사찰 문건을 작성한 창원지법 마산지원 김모 부장판사 등에 대한 영장만 발부돼 기각률이 90%에 육박한다.

법원이 통상 압수수색 영장의 90% 안팎을 발부하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란 게 검찰 입장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영장발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법원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