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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민 4분의1 의료기록 해킹…국가 세력 가능성?

"해커들, 리셴룽 총리 정보 집중…고의적이고 정교해"
당국, 섣부른 추측 경계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18-07-21 18:31 송고
20일(현지시간)15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발표하는 싱가포르 당국과 싱헬스 관계자들. © AFP=뉴스1
20일(현지시간)15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발표하는 싱가포르 당국과 싱헬스 관계자들. © AFP=뉴스1

싱가포르 보안 전문가들이 150만명의 의료기록이 유출된 대규모 해킹 사건의 배후로 국가 세력을 지목했다고 21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통신은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 이번 공격이 정교하게 이뤄졌으며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같은 고위층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볼 때 국가 세력에 의한 해킹 공격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적했다.

앞서 정보 유출 사실을 발표한 싱가포르 보건부와 정보통신사는 공격 배후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공격은 의도적이고 계획됐으며 잘 짜인 사이버 공격"이라며 "평범한 해커나 범죄조직의 소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보보안 업체 파이어아이 관계자는 채널뉴스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세력의 공격은 매우 발전된 방식을 사용해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그들(국가 세력)은 자금력을 가지고 있고 고도로 정교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AFP통신에 "건강 정보가 권력을 가진 고위층 인물을 협박하는 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해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건강 정보는 그들의 복용약을 통해서도 알 수 있기 때문에 비공개 보건 정보는 스파이 행위에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 관계자들은 공격 배후에 대한 섣부른 추측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싱가포르 보건부와 정보통신부는 이날 최대 의료기관 싱헬스 컴퓨터가 해킹당해 2015년 5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싱헬스 산하 병원을 방문한 환자 150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새나간 개인 정보는 이름과 주소 정도다. 개인의 상세한 의료 기록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환자들이 어떤 처방받은 약에 대한 정보가 누출됐다. 해커들은 리 총리를 목표로 반복적으로 해킹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겠다. 국가의 비밀이나 최소한 나를 당황하게 할 무언가를 찾고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내가 처방받은 약은 전혀 놀라울 것이 없어 그들이 실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이번 해킹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독립 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싱헬스는 최근 3년간 병원을 찾은 모든 환자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연락을 취할 예정이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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