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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해고 여승무원' 180명 12년 만 '눈물의 복직' (종합)

경력직 특별채용 형식으로 2019년까지 순차 복직
"우리는 정당했다…사법농단 책임자 처벌 때까지 싸울 것"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2018-07-21 15:48 송고 | 2018-07-21 15:51 최종수정
21일 서울역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이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철도공사에서 정리해고된 KTX 해고 승무원들을 경력직 특별채용 형식으로 2019년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철도노조와 철도공사는 지난 9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총 5차례 교섭을 벌였고, 이날 오전 4시쯤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KTX 해고 여승무원 180여명은 12년 만에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2018.7.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1일 서울역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이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철도공사에서 정리해고된 KTX 해고 승무원들을 경력직 특별채용 형식으로 2019년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철도노조와 철도공사는 지난 9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총 5차례 교섭을 벌였고, 이날 오전 4시쯤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KTX 해고 여승무원 180여명은 12년 만에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2018.7.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런 날이 정말 오긴 오네요"

'KTX 해고 여승무원'들의 얼굴에 다시 웃음이 찾아들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06년 해고된 KTX 승무원 복직에 전격 합의하면서 해고 승무원들은 12년간의 긴 투쟁을 마무리하고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

철도노조는 21일 오후 2시 서울역 대합실에서 교섭 보고대회를 열고 KTX 해고 승무원들을 2019년까지 정규직으로 복직시키는 데 코레일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총 180명이 일자리를 되찾는다.

앞서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20일 오전 11시부터 21일 오전 4시까지 17시간에 걸친 마라톤 논의 끝에 2019년 상반기까지 3차례에 걸쳐 해고 승무원들을 채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33명의 해고 승무원이 올해 우선 복직한다. 코레일은 다만 2019년 채용은 2회로 나눠서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코레일은 해고 승무원들이 철도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재심을 진행할 경우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복직 투쟁 기간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고 승무원의 명예회복에도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복직이 돼도 해고 승무원들이 바로 승무복을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레일이 승무 업무를 직접고용 업무가 아닌 자회사 업무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사무·영업분야 정규직으로 코레일에 들어가게 된다. 승무 업무를 희망하는 이들은 이후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거쳐 별도의 복직 교섭을 계속할 예정이다.

이날 보고대회에 참석한 해고 승무원들은 "복직을 믿을 수 없다"라며 환하게 웃었지만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면서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쳤다.

김승하(39)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은 "항상 투쟁의 현장이었던 이곳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게 될줄 몰랐고 꿈만 같다"라며 "여태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우리가 옳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라고 울먹였다.

이어 "이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없는 한 친구에게 우리가 정당했다는 것을 들려줄 수 있게 돼서 기쁘다"라며 "하늘에서나마 이 광경을 보며 웃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박미경(37) KTX 열차승무지부 조합원은 "코레일 직원이 맞는지 얼떨떨하다"라며 "가족이 많이 생각났고, 돌아가신 동료에도 그동안 너무 죄송했는데 마음의 짐을 좀 덜게 됐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하는 해고 승무원들도 있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2004년 코레일의 '2년 내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믿고 입사했지만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투쟁을 시작했다. 이에 2006년 3월1일부터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코레일을 상대로 파업을 진행해 왔다. 코레일은 사측이 제시한 자회사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승무원 280명을 2006년 정리해고했다.

2008년 해고 승무원 34명은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승소했지만 2015년 대법원은 "코레일과 KTX 승무원 사이 직접 근로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코레일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 비관한 한 해고 승무원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를 두고 이 대법원 판결로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 지부장은 "사법농단으로 너무 큰 고통을 당했는데 아직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책임자가 반드시 처벌받게 끝까지 힘 모아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서울역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이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한 뒤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안아주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철도공사에서 정리해고된 KTX 해고 승무원들을 경력직 특별채용 형식으로 2019년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철도노조와 철도공사는 지난 9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총 5차례 교섭을 벌였고, 이날 오전 4시쯤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KTX 해고 여승무원 180여명은 12년 만에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2018.7.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1일 서울역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이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한 뒤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안아주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철도공사에서 정리해고된 KTX 해고 승무원들을 경력직 특별채용 형식으로 2019년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철도노조와 철도공사는 지난 9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총 5차례 교섭을 벌였고, 이날 오전 4시쯤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KTX 해고 여승무원 180여명은 12년 만에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2018.7.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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