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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통화정책 변경 논의…장기금리 상승 허용 포함"

(도쿄 로이터=뉴스1) 양재상 기자 | 2018-07-21 01:30 송고 | 2018-07-21 07:04 최종수정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BOJ) 본부.©로이터=News1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BOJ) 본부.©로이터=News1

고질적인 저물가에 직면한 일본은행(BOJ)이 금리 목표 변경과 주식매입 기법 등을 놓고 이례적으로 활발한 토의를 벌이고 있다고 일본은행에 정통한 소식통들이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밝혔다.
소식통들은 이번 논의가 잠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정책위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논의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책위원들은 이미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펼쳐온 대규모 완화정책의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수십년 동안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던 일본을 구출하고자 초고도 완화정책을 진행해 왔다.

이번 정책변경 논의는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6월 중 일본의 근원-근원 인플레이션이 0.2% 상승에 그치며 3개월 연속 둔화한 가운데 나왔다. 이는 BOJ가 이번 회의에서 2021년 3월 끝나는 회계연도까지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 준다.

인플레이션 전망 하향은 BOJ 정책 관련 논의를 촉발시켰다. BOJ는 일본 경제에 현금 홍수를 일으키기 위해 일본 국채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규모로 매입해 왔다. 단기 금리는 마이너스(-)로 끌어 내렸고, 10년물 수익률은 제로(0)에 수렴하도록 했다. 

이론적으로 보면, BOJ의 추가 완화도 정책변경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걸리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지더라도 초고도 완화정책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방법들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정책변경 논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만일 구조적인 요인들 탓에 저물가가 발생하고 있다면 BOJ는 정책을 보다 지속가능하도록 만드는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라며 완화정책 유지에 따른 비용이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해당 논의가 비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들의 신원 공개를 거부했다.

이번에 정책 변경을 염두에 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5년 전 구로다 총재의 약속이 급격한 변화를 앞뒀음을 보여준다. 당시 구로다 총재는 2015년 전후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책변경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아직은 컨센서스가 없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아울러 물가 전망치 하향폭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조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몇가지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장기금리 상승을 용인하고 장기간 제로금리로 인한 은행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수익률곡선 목표를 수정하는 토의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채 및 ETF 매입 방식 변경 구상도 포함되어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자산매입이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고갈시키고 가격발견 활동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실탄을 다 쓴 상황이기에, BOJ 당국자들은 부양정책 강화를 경계하고 있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완화정책 연장에 따른 은행 순이익 저해' 등 비용 증가를 경고해왔다.

BOJ가 초고도 완화정책을 편 이래, 약 100개에 달하는 일본 내 지역은행들의 순이익은 크게 줄었다. 지역은행 과반은 지난해 3월 끝난 회계연도에 핵심 대출 및 수수료 사업부문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BOJ가 매년 ETF 6조엔(약 540억달러) 규모를 매입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BOJ가 ETF를 매입하면서 시장 내 유통주식 수가 줄어든 가운데 BOJ는 일본 대기업의 최대주주가 되어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장기금리 상승을 용인하면 은행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서 멀어진 상황인 만큼 BOJ는 이에 대한 명분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 상황 때문에 BOJ 내부에서는 시장과의 소통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일단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은 완화정책에 보다 유연성을 부여하려는 조치이지, 긴축 기조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묘사할 방침이다. 

다른 한 소식통은 "BOJ는 정책 구도를 보다 지속가능하게 하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며 "BOJ는 시장과 꽤 까다로운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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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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