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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업계 목소리 청취한 유영민 장관 "아직도?…답답하다"

"SW 제값 못받으면 근로시간 단축 의미없어"
SW 업계 유 장관에게 신속한 제도개선 요구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18-07-19 20:17 송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티맥스타워에서 열린 근로시간 단축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2018.7.19/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티맥스타워에서 열린 근로시간 단축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2018.7.19/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소프트웨어(SW) 산업이 아직도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답답하다."

19일 서울 분당 티맥스소프트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열린 SW업계 간담회에서 업체 대표들의 이야기를 듣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굳은 얼굴로 "소프트웨어(SW)가 지금처럼 인건비로만 평가받는다면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SW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산업의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SW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 상용SW, 정보보안 업계 관계자들은 일제히 "SW가 먼저 제값을 받아야 52시간 근로시간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도 SW업계엔 사업 발주자가 투입인력의 등급과 머릿수로 사업비를 책정하고 사업을 관리하는 관행이 남아있어 인건비를 중심으로 회사가 돌아가다보니, 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추가로 고용을 하기 어려운 구조란 지적이다.

박진국 아이티센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 문제가 SW산업의 제도개선과 함께 맞물려 가야한다"며 "현장에선 정부가 더 빠르게 제도를 개선해주길 원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SW개발자 출신인 유 장관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업들의 고민이 똑같다"며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작년부터 '아직도 왜'란 이름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상당 부분이 법 때문에 작동을 안한다"며 "법 개정 이외에 현장에서 빨리 갈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발빠르게 시행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현재 3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최소 6개월로 늘려야 한다고 유 장관에게 강력히 건의했다.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은 "당장 프로젝트 막바지가 되면 3~4개월씩 밤을 새워 일하는 상황에 3개월로는 대응이 어렵다"며 "기업들이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도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가 반드시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W업계가 구글, 아마존, 오라클 등 글로벌 대기업과 직접 경쟁하기 위해선 좀 더 유연하게 제도를 운영해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울 여력을 줘야 주장도 나왔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는 "법을 지키는 건 문제가 없지만 연구자들이 더 연구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SW기업 입장에선 얼마나 빨리 기술력을 확보하고 신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이런 제약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도 고민해달라"고 요구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인력을 늘리고 싶어도 SW인력 자체가 부족해 채용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노진호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9월에 대규모 채용을 예정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라 뽑고 싶어도 사람이 없다"며 "인턴제도를 활성화화고 학점 인정이나 보조금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의견을 청취한 유 장관은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의 의미가 SW산업에 종사하는 개발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며 "기업이 손해를 보더라도 개발자들에게 돌아갈 것이 없는 사업은 하지말고 발주자들의 무리한 과업변경 등에 대해선 과감히 법에 호소해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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