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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유영민 장관, 5G투자 확답까지 받았더라면…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18-07-20 11:38 송고 | 2019-05-06 17:42 최종수정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손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2018.7.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손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2018.7.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지난 17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앞두고 깜짝발표를 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놓고 서로 불필요하게 경쟁하지 말고 '동시에' 전파를 쏘자는 합의였다. 이 자리에서 유영민 장관은 "5G 상용화는 우리나라 산업과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연관산업에도 파급효과가 큰만큼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 말대로 5G 상용화는 우리나라 IT산업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중요한 기회다. 그래서 통신사들의 투자규모가 매우 중요하다. 4G 롱텀에볼루션(LTE) 망구축 당시 통신3사의 투자비는 총 10조원 규모였다. 5G망은 초고대역 주파수(3.5㎓, 28㎓)에서 구축해야 하므로 4G LTE보다 더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4G LTE보다 10배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로 통신망은 백본 장비 외에 수만~수십만개의 무선기지국과 스몰셀 등의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이 장비를 설치하려면 수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하고 간접비용도 엄청나게 들어간다. 5G에 필요한 크고작은 장비와 부품은 국내 IT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많은 일자리도 만들어질 것이다. 한마디로 IT산업과 일자리에 물꼬가 트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가 5G 상용화를 서두를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을 해왔다. 필수설비 공동활용 제도 개선, 주파수 조기경매 등을 이행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겠다며 3사의 상용시점까지 맞춰줬다. 5G 투자를 위한 멍석은 다 깔아준 셈이다. 

정부가 이 정도로 뒷받침해줬으면 유영민 장관은 통신3사와 회동하는 자리에서 5G에 얼마를 투자할 것인지 약속을 받아낼 만하다. 망투자뿐 아니라 연관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통큰 투자'와 상생협력도 당부할 수 있다.
그런데 유 장관은 통신3사 CEO와 회동하는 자리에서 5G 망투자에 대한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오히려 통신사 CEO들이 5G에 투자할 경우 정부가 '세제혜택' 등을 추가로 줄 수 있는지 물었다. 

요즘 우리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고 있다. 일자리를 강조했던 정부의 고용지표는 연일 하락세고, 소득주도성장을 비웃기라도 하듯 소비심리는 바닥이다. 결국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에서 '세수'를 풀어 성장 마중물을 붓는 방법을 택했다. 이전 정부에서도 이미 수차례 행한, 익숙한 풍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조원의 투자를 해야 하는 통신3사 CEO를 만났으면 장관은 좀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아쉽다. 약속이나 한듯, 통신사 CEO들은 "5G를 상용화해도 '비즈니스 모델'이 고민"이라고 입을 모았다. 먹거리 발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5G투자를 소극적으로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말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5G가 말라버린 투자와 고용을 이끌어내 우리 경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장관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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