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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근엄한 정치인이?…가수로 돌아온 '부산남자' 문정수

19일 가수 공식 데뷔…"침체된 부산에 활력 넣고 싶어"의욕
민주화운동 헌신한 민선1기 부산시장, 부산국제영화제 창립

(부산ㆍ경남=뉴스1) 박기범 기자 | 2018-07-18 22:22 송고 | 2018-07-19 10:24 최종수정
지난 2015년 9월 30일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 행사에서 문정수 전 부산시장(오른쪽) 이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2015.9.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 2015년 9월 30일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 행사에서 문정수 전 부산시장(오른쪽) 이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2015.9.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침체된 부산에 활력을 넣고 싶습니다. 부산을 위해 노래합니다."

부산시민이 직접 선택한 최초의 민선1기 부산시장이자 부산국제영화제, 광안대교 등 부산의 대표 브랜드의 초석을 놓은 인물. 올해로 여든에 접어든 '부산 사나이'의 각오다.

주인공은 문정수 전 부산시장. 문 전 시장은 최근 하나의 별명을 얻었다. 바로 '얼굴없는 가수'다.

묵뚝뚝하지만 뜨거운 열정을 가진 부산 사나이를 표현한 노래 '부산남자'의 주인공, 문 전 시장이 정식 가수로 데뷔한다. 근엄한 줄만 았았던 노신사 문정수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멋진 어른으로 변신한 것이다.

문 전 시장은 19일 오후 6시 30분 부산 해운대 오션타워 20층 오션스카이에서 쇼케이스를 갖는다. 지난달 8일 음원이 발표된 지 한달이 지난 뒤늦은 데뷔다.

조금은, 아니 한참은 늦은 데뷔, 올해로 여든에 접어든 고령에 마이크를 잡은 이유를 묻자 문 전 시장은 '부산사랑'으로 설명했다.

18일 저녁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는 "가수 데뷔라고 할 수 있나"고 민망해 하면서도, "부산이 활력을 찾는 전기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를 담아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문 전 시장의 도전은 그의 부산 사랑에서 시작됐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아버지' '광안대교 건설의 주역'인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성장하고 광안대교를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한 끝에 '음악'을 찾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적 영화축제로 성장한 것을 보고 이제는 그 부대 산업들이 발전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고민 끝에 영화음악을 모아서 '영화음악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무대에 서곤 했다."

콘서트를 개최했지만, 본인의 노래를 직접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서 서울에서 부산을 생각하는 후배들을 만났고, 이들의 마음과 문 전 시장의 마음이 모여 부산에 대한 애정, 열정을 담은 곡을 만들기로 했다.

'부산남자'에는 문 전 시장의 인생과 부산사랑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부산 남자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성으로 가득 차 있다. 

"자나 깨나 당신 생각에 내 가슴은 설레었고/뛰었다."
"이런 내 가슴이 아직도 설레인다/살아있다." 

부산을 향한 그의 마음이 읽히는 가사다.  2절에는 부산 사랑이 더욱 애틋하게 표현된다.

"해운대 앞 파도소리가 도 레 미 파 음악소리다."
"광안대교 위 반짝이는 저 하늘의 별처럼."
"사직구장 만루 홈런 내 인생 한방 있다."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부산시민들의 자랑인 해운대, 광안대교, 사직구장이 직접 언급되며 부산의 활력을 되새기는 노랫말이다.

문 전 시장은 2절 가사작업에 함께 참여하며 부산을 표현했다. 
부산이 더 강조됐으면 하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노래를 듣고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그가 넘치는 끼를 80년 세월동안 어떻게 참고 살았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문정수 전 부산시장의 노래  '부산남자' 앨범. 2018.7.18/뉴스1 © News1
문정수 전 부산시장의 노래  '부산남자' 앨범. 2018.7.18/뉴스1 © News1

문 전 시장은 곡이 처음 나왔을 때는 데뷔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6·13 지방선거 등 부산발전을 위한 큰일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 공중파 라디오에서 한 번 소개가 되고 난 뒤 시민들이 관심이 모였고, 이후 부산지역 라디오에서도 전파를 타기도 했다. 이때 노래의 주인공은 문마켓(Moon Market)이란 가명으로 소개됐다.

본격 데뷔를 앞둔 그는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지인들과 함께하는 작은 무대'라고 겸손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긴장된다"는 말을 이어갔다.

"주변에서 출시하면 '쇼케이스를 해야 한다'고 해서, 뜻있는 몇 사람과 언론 앞에서 발표하기로 했다. 앞서 몇 번 무대에 서봤지만, 이 노래로는 처음 무대에 서는 만큼 많이 떨리는 게 사실이다. 연습을 한다고 했지만 무대에 서면 잘 안 되니까(웃음)."

다만 분위기를 봐서 몇 곡 더 할 수 있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부산남자'를 소개하는 자리니 당연히 부르고, 여흥이라고 할까, 앙코르가 있고 하면 다른 노래 부를 것 같기는 한데, 현장 분위기를 보고 결정하겠다."

그는 이번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과 노래를 즐기길 희망했다. 동시에 노래를 통한 부산발전에 대한 희망도 전했다.

"내가 영화음악 콘서트를 몇 차례 한 적이 있고, 노래를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잘하지는 못해도, 그리고 영화제에 대한 애정이 있고 하니, 영화음악도 함께 발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부산과 연결되기 때문에 같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더 좋겠다."

문 전 시장은 마지막까지 부산을 위한 노래를 강조했다.

"앞으로 많이 불러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산을 위해 노래할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하고 싶습니다."

<문정수는 누구?>
1939년 부산서 태어나 경남고 고려대를 나왔다. 고려대 재학 중 일어난 3·15 부정선거에 저항하는 공명선거투쟁위원회 학생 대표로 참여했고 4.19혁명 때 앞장섰다. 부마항쟁 때는 야당 인사로, 6월항쟁 때는 국회의원으로서 부산과 서울에서 길거리 투쟁에 나서는 등 4대항쟁 모두를 현장에서 겪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한 뒤 민주화운동을 이끄는 등 정치역정을 함께 했다. 김영삼 대통령 탄생의 주역이기도 하다. 3선 의원을 거쳐 1995년 민선1기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현재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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