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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주류세 달라지면 수입맥주 '4캔에 만원' 사라진다고…'글쎄'

'증세' 아닌 '과세개편'…"세금 지금과 별반 차이없을 것"
"유명 프리미엄 맥주 더 싸지고 저가 맥주만 세금 올라"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8-07-18 07:00 송고 | 2018-07-18 09:30 최종수정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수입맥주를 고르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정부가 맥주 세금 부과 방식을 변경하기로 하면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맛있는 수입맥주를 더 이상 '4캔에 만원'으로 즐길 수 없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수제맥주 업체를 비롯한 국내 맥주 제조사들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맥주 세금을 현행 출고가 기준의 '종가세' 대신 알코올 도수나 전체 양으로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주류수입협회는 "종량세로의 개편은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에 나섰다.

그러나 '4캔에 만원' 행사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류업계의 관측이다. 주세 개편이 '증세'가 아닌 '과세체계 개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세금의 총량은 같다. 다만 세금을 많이 내던 수입맥주는 줄여주고, 세금을 적게 냈던 수입맥주는 더 늘려 같게 하자는 것이다. 인기가 좋은 맥주들은 지금보다 세금이 싸진다.

◇맥주 주세 개편…"증세 'NO', 공정성 'OK'"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2019년 세제 개편안' 발표에 맞춰 세법 개정을 건의했다. 세법 개정안에 맥주 주세 개정안 건의가 포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도 '맥주 과세체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맥주 주세 개편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맥주에 붙는 세금 개편은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의 차별이 불을 댕겼다. 국산맥주회사들은 수입맥주 세금이 싸 역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국산맥주의 현재 출고가격은 원가에 주세(72%)·교육세(주세의 30%)·부가가치세(10%)를 더해 산정한다. 하이트진로 맥주의 경우, 500ml병 기준 원가는 538.44원에 불과하지만 주세(387.68원)와 교육세(116.3원)·부가가치세(104.24원)가 붙으면서 출고가가 1146.66원으로 올라간다.

반면 출고가격 신고의무가 없는 수입맥주는 수입 신고가에 주세·교육세·부가세가 붙어 출고가가 정해진다. 출고원가에 제품원가·판매관리비·예상이윤을 다 포함해 세금을 부과하는 국산맥주와 달리 수입맥주는 수입 신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붙은 이후에 판매관리비와 이윤을 붙여 판매하는 식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수입 맥주와 국내 생산 맥주의 판매가격이 같을 경우 붙는 세금의 차이가 최대 2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세금 부과체계를 똑같이 하자는 것이 맥주 과세체계 개편의 핵심인 셈이다. 정부도 맥주 주세 변경이 세금을 늘리는 증세의 개념이 아닌 현행 세율을 최대한 유지한 채 세제를 변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세 개편은 맥주에 붙는 세금을 국산이나 수입이나 똑같이 하자는 것"이라며 "세금을 더 늘리자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가격 인상은 주류수입업자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세금 안 늘어나"…'4캔에 만원' 유지 가닥

종량세를 시행할 경우, 주세로 가장 많이 추정한 수치는 리터(ℓ)당 850원. 맥주의 도수를 4.5%로 환산해 ℓ당 주세 액을 추산한 수치다. 맥주의 도수를 4%로 환산하면 ℓ당 주세 액은 728.4원으로 낮아진다.

ℓ당 850원(4.5도 기준)은 현재 맥주회사들이 납부하고 있는 평균 주세 액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부안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증세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종량제 기준을 도입해도 ℓ당 850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측된다.

국산맥주회사는 종량세로 변경되더라도 큰 혜택을 누리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세금이 줄어든다는 의견도 있지만 차이는 미미하다.

중요한 것은 수입맥주다. "싸진다, 비싸진다" 말이 많지만, 유명 프리미엄 맥주들의 '4캔 만원' 할인행사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제품별 차이는 있지만 프리미엄 맥주에 붙는 세금은 더 내려가기 때문이다.

실제 관세청의 국가별 맥주 수입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ℓ당 주세는 그리스 3063원·아이슬란드 2786원·영국 1278원·캐나다 1028원·아일랜드 1017원·일본 958원이다. 지난달 말 기준 환율과 국가별 관세율을 적용해 ℓ당 주세를 계산한 수치다.

종량세를 도입할 경우 ℓ당 주세 액이 850원(4.5도 환산)이면 세금이 더 낮아지는 셈이다.

실제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4캔에 만원' 할인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 맥주들은 종량세 시행 이후 지금보다 ℓ당 주세가 더 떨어져 할인판매가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그동안 1000원대에 팔던 저가 맥주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수입원가를 낮춰 세금을 적게 냈지만, 종량제로 가면 다른 맥주와 똑같이 내야 한다.

김태호 주류산업협회 맥주분과 부장은 "정확한 정부안이 나와야 알 수 있다"면서도 "일부 수입맥주는 세금이 줄고, 다른 일부는 약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세개편의 목적은 공정성이며, 가격은 부가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수입맥주 가격은 세금이 아니라 맥주수입상들의 판단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맥주 과세체계 개편은 세금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니다"며 "세금 양은 똑같은데 가격이 오르면 맥주수입상들의 이익 조정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캔에 만원' 행사 제품을 보면 오히려 세금이 내려가는 제품이 많다"며 "팩트는 세금이 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기준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수입맥주를 고르고 있다.  /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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