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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보유세인상 직격탄 강남 부동산시장 '망연자실'

"세부담까지 한숨만…얼어붙은 매수심리 더 위축"
집값 폭등 '마용성' 등 강북 인기지역도 영향 불가피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8-06-22 17:49 송고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중개업소 밀집 상가의 모습.© News1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중개업소 밀집 상가의 모습.© News1

"이미 예정됐던 일이지만 보유세 인상의 구체적 시나리오가 공개되니까 집주인들의 낙심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종부세가 결국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을 겨냥한 만큼 타격은 불가피해 보이네요. 지금도 매수심리가 얼었는데 더 위축될 것 같습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W공인)

정부가 22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정책토론회를 통해 보유세 개편안에 대한 4가지 대안을 공개하자 강남 부동산 시장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구체적인 세부담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고가주택·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확실해진 만큼 시장 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걱정때문이다.   
이날 주요 강남권 중개업소들은 여느때처럼 문을 열고 영업을 이어갔지만 어느 곳에도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이어 보유세 인상이 예고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손님이 끊겨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보유세 개편안이 발표되자 정적이 감돌던 중개사 사무실로 집주인들의 전화가 하나둘씩 걸려오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종부세 인상에 대한 영향을 묻는 전화였다. 당장에 급매물이 나오거나 매수문의가 오거나 하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강남구 개포동 G중개업소 대표는 "강남의 경우 집값이 비싸 1주택자여도 종부세에 해당돼 이번 보유세 개편안에 타격이 가장 클 수 밖에 없다"며 "세부담이 늘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낙심하며 하소연하는 전화가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대치동 D중개업소 대표도 "주택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돼버렸기 때문에 매수심리는 더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이미 오래 전부터 거래절벽 상태인데 위축이 더 심화될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중개업자들은 연초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 다주택자들이 한차례 다주택을 정리했기 때문에 이번 보유세 인상으로 급매물이 쏟아진다거나 가격이 급락하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봤다. 다만 이후 구체적인 세율이 결정되고 세부담이 현실화되기 시작하면 버티던 집주인들이 하나둘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송파구의 종합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급매물 전단지가 붙어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송파구의 종합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급매물 전단지가 붙어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일각에선 소득이 없는 고령층 집주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서초구 반포동 S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집이 쌀 때 오래 전에 집을 사 실거주 한 채를 보유하고 계신 어르신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런 분들은 다른 각도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북에서도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일명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도 이번 종부세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마포구 아현동 M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인기 아파트의 경우 최근 강남 수준으로 가격이 치솟아 종부세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최근 가격이 단기 급등한데다 세부담까지 늘어 더이상 매수세가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성동구 옥수동 R중개업소 대표도 "강남과의 갭 메우기와 개발호재 등으로 강남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거래가 이어졌으나 지금은 너무 올라 거래가 뜸하다"며 "보유세 부담으로 매수자 접근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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