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SKT,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 '만지작'…中 정부 요구때문?

5G투자비 부담비 절감차원에서 저가 화웨이 관심↑
SK의 도시바 승인대가로 中정부 도입요구설 '솔솔'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18-06-21 07:30 송고 | 2018-06-21 09:51 최종수정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5G를 앞세운 화웨이가 전시관을 운영하는 모습. © News1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5G를 앞세운 화웨이가 전시관을 운영하는 모습. © News1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을 앞두고 있는 SK텔레콤이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SK텔레콤 관계자는 "모든 통신장비에 대해 살펴본다는 차원에서 화웨이 장비도 살펴보고 있다"면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기술 프레젠테이션과 성능평가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곳은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LG유플러스는 4G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망을 구축할 때 처음으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것이다. SK텔레콤과 KT는 아직까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화웨이 입장에서는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에 장비를 납품하게 된다면 엄청난 부대이익을 얻을 수 있다. SK텔레콤이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깃발을 꽂으면 화웨이도 덩달아 세계 최초 5G 통신장비를 공급한 회사로 세계시장에 자리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은 왜 화웨이 장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가. 표면적으로는 화웨이 장비가 에릭슨이나 노키아 등 다른 업체의 통신장비보다 가격이 20~30%로 저렴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망구축이나 유지보수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SK텔레콤을 압박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일본 반도체회사 도시바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아야 했는데 중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조건으로 도시바 인수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통신장비업체 한 고위관계자는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도시바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합병에 따른 반독점 승인을 한국과 일본정부뿐 아니라 중국 정부로부터 받아야 했다"면서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를 승인하는 대신 SK텔레콤에 화웨이 등 자국 장비 및 단말기 도입을 요청했다는 얘기는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화웨이 장비도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올라왔다. 정부가 도입을 막아달라는 게 요지다. 통신요금처럼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통신장비 도입을 놓고 국민들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면 엄청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또 있다. 화웨이는 미국에서 보안이슈에 심각하게 휘말린 데다, 유럽에서 '1달러'로 입찰한 전례가 있어서 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통신3사의 이번 장비선정 입찰에서도 '반값 덤핑'을 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통신장비는 한번 도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해야 한다"면서 "제조사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도입의 조건이 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말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5G 상용화는 단순히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표준과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선도하겠다는 의지"라며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만큼, 장비 도입도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노키아와 함께 5G단독모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제공)© News1
SK텔레콤은 최근 노키아와 함께 5G단독모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제공)© News1



esthe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