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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자들 우글거린다"…벌레취급 논란

이민자 '우글거린다'(infest) 묘사…쥐·해충에 쓰는 단어
"막말은 이민자 부정적 인식 강화 전략" 해석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18-06-20 10:46 송고 | 2018-06-20 11:33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 이민정책을 옹호하던 중 이민자를 해충으로 묘사하는 듯한 단어 '우글거리다'(infest)를 사용해 빈축을 샀다.

19일(현지시간) 미 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의 무분별한 유입을 '우글거린다'(infest)라고 묘사하며 쓴 단어가 사람이 아닌 쥐나 해충에게 쓰이는 단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원들은 불법 범죄에 관심이 없으며 이민자들이 우리나라에 우글거리길 원한다. 마치 MS-13처럼"이라고 비판했다. 

'쥐나 해충이 우글거리는' 모습을 표현하는 단어를 쓴 것은 물론 최근 미국에서 세를 확장한 범죄조직 'MS-13'을 거론, 이민자들을 '암적 존재'로 묘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글거리다'(infest) 단어 사용을 비판하는 내용의 트윗. (출처=트위터 갈무리) © News1
트럼프 대통령의 '우글거리다'(infest) 단어 사용을 비판하는 내용의 트윗. (출처=트위터 갈무리) © News1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부주의나 실수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이민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려는 의도적인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람이 아닌 동물, 곤충 등에 쓰이는 언어를 이용해 이민자들이 가진 인간성을 말살하고 그들을 후진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전략'이라는 것.

한 트위터 이용자는 해당 단어가 과거 나치 정권에서 민족주의적 레토릭(수사)로 쓰였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미국의 대통령이 나치 선동가들이 이용했던 논리를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시민은 1994년 르완다 내전 중 후투족이 투치족 70%를 학살하는 제노사이드(대량학살)가 벌어졌을 때도 '바퀴벌레'라는 수사학이 이용됐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이민자를 비하했던 차별적 단어들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미 온라인매체 버즈피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비방하기 위한 단어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남미 아이티를 '쉿홀'(shithole), 즉 '똥통'과 같다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에 대해 "모두 에이즈 감염자"라고 통칭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도 있었다.

이 외에도 배은망덕하게 은인을 물어 죽이는 뱀 우화를 언급하며 이민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잠재적 살인자로 묘사하고 그들을 '동물'이라고 부르는 등 잇단 막말로 빈축을 샀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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