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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에 멍드는 바이오업계…투자자 피해 '눈덩이'

신라젠, 에이치엘비에 이어 네이처셀까지 줄줄이 피해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18-06-20 07:20 송고 | 2018-06-20 08:56 최종수정
지난 4월 열린 제8회 국제의약품·바이오산업전에 참가한 제약바이오기업들. /뉴스1 © News1
지난 4월 열린 제8회 국제의약품·바이오산업전에 참가한 제약바이오기업들. /뉴스1 © News1

바이오 주식들이 공매도에 멍들고 있다. 개발기간이 길고 난이도가 높은 바이오산업 특성상 악성루머에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투자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이에 바이오업체들은 금융당국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수사기관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한다. 심지어 셀트리온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거래시장을 옮겨버렸다.
최근 공매도에 시달리다 못한 신라젠과 에이치엘비도 "공매도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악성루머에 대해 사법기관을 통해 대처하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5월 공매도 누적거래량이 지난 4월 94만474주보다 2배 늘어난 187만687주에 달했다.

6월1~18일 사이에도 에이치엘비 공매도 거래량은 76만4529주로 집계됐다. 지난 5월2일 12만2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던 에이치엘비 주가는 이달 19일 9만2600원으로 24% 떨어졌다. 에이치엘비는 '대규모 유상증자'와 '대주주 지분매각', '임상환자 사망설' 등 악성루머에 시달렸다. 그러자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루머와 관련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하고, 사법기관을 통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라젠의 사정도 비슷했다. 신라젠은 지난달 9일 올들어 최대 수준인 공매도 거래량 108만8435주를 기록했다. 이에 다음날인 10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받았다. 당시 신라젠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근거없는 악성루머가 공매도와 함께 늘고 있어 인위적인 주가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경찰수사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신라젠의 지난 18일 공매도 거래량은 8만9170주로 전거래일 5만1382주보다 74% 늘었다. 동시에 18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500원(3%↓) 내린 7만89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19일엔 이보다 더 빠진 종가 7만2700원을 기록했다.

주가조작 혐의로 최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네이처셀도 공매도의 희생양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검찰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진 날 네이처셀 주식은 하한가로 폭락하고 아직까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네이처셀은 "맹세코 주식 시세를 조정한 사실이 없다"며 "불법 공매도 세력의 잘못된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지난 12일 경찰청 사이버 안전국에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네이처셀 주식은 회사의 호재와 상관없이 움직였다. 네이처셀은 지난해 6월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관절염 줄기세포치료물질 '조인트스템'에 대한 조건부허가를 신청할 당시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0원 오른 5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부터 슬금슬금 오르더니 급기야 올 3월13일 5만27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반년만에 9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그러다 조건부허가 심사에서 '반려' 결정이 공개된 3월19일 주가는 하한가인 4만3600원까지 떨어졌다. 당시 주가하락은 반려 영향도 있었지만 공매도 거래량에 따른 하락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3월 네이처셀 공매도 거래량은 315만6465주로 2월의 93만3701주보다 3배 이상 늘었다. 4월에도 208만6766주에 달했고, 5월은 이보다 더 많은 239만137주로 집계됐다.

공매도에 시달리던 네이처셀 주식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뒤늦게 밝혀진 지난 12일 다시 하한가인 1만9600원까지 추락했다. 이 여파는 계속 이어지며 19일 전거래일보다 6.63% 내린 1만6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매도 세력에 수년간 시달린 셀트리온은 결국 소액주주들의 요구에 의해 지난 2월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과 바이오업종은 오랜 기간 신약개발에 매진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역동적이지 않아 장기투자 과정에서 루머에 더 민감할 수 있다"면서 "공매도 제도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일침을 가했다.


l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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