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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중국인들은 민주화를 할 수 없는 민족인가?

오늘은 천안문 29주년, 중국 민주화 오히려 후퇴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6-04 13:10 송고 | 2018-06-04 17:48 최종수정
지난해  천안문 사태 28주년을 맞아 홍콩의 빅토리아 공원에서 한 여성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철야 촛불집회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지난해  천안문 사태 28주년을 맞아 홍콩의 빅토리아 공원에서 한 여성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철야 촛불집회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6.4 천안문 사건이 벌써 29주년이다. 그러나 중국의 민주화는 단 1㎝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국가 주석 연임 제한을 폐지해 마오쩌둥 시절로 민주화 시계를 되돌려 놓았다. 
중국인들이 만만디여서 그럴까? 천만에! 중국은 한국보다 더 빠르다. 인류 역사에서 30년 만에 산업혁명과 IT혁명을 모두 달성한 나라는 중국뿐이다. 이는 기자의 의견이 아니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중국의 부상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런 중국이 유독 민주화 행보는 더디다.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한국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7년만인 1987년 6월 항쟁으로 정치적 민주화를 달성했다. 중국은 1989년 6.4 천안문사건 이후 30년이 지나도록 민주화의 진전이 없다.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국가 주석 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 시 주석의 영구집권 길을 열어 주었다. 

더 나아가 천안문 진압을 미화하는 논리도 등장하고 있다. 당시 공산당이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지 않았더라면 중국도 소련처럼 붕괴했을 것이란 논리다.

이 논리는 사실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선정치개혁 후경제발전을 채택했던 소련은 망했다. 그러나 선경제발전 후정치개혁을 선택했던 중국은 번영을 누리고 있다.
이는 사회주의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시아에서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등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과 대만이다. 한국과 대만이 모두 선경제개발 후정치개혁을 선택했다. 일단 먹는 것이 해결돼야 형이상학적인 민주화 논의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중국의 급속한 민주주의 후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중국 민주화와 관련, 촌철살인의 평가를 한 인물은 동서양에 모두 정통했던 고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다. 그는 중국의 민주화와 관련, 이같이 발언했다.

“중국인들은 중국의 부활을 원하지 민주주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서 민주화 혁명이 일어나는 것을 기대하는 사람은 중국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다. 지금 톈안먼 정신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디 있나. 오히려 그때 공산당이 시위 진압을 안했다면 어쩔 뻔했냐는 의견이 더 많지 않은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중국인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민주화가 아니다. 중국이 미국을 꺾고 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 부상,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국(中國)’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들의 이 같은 열망 앞에 민주주의는 한낱 서구의 오염된 사상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중국 민주화 퇴행의 근본원인은 중화사상, 즉 중국의 민족주의인 것이다. 중화사상, 그 어떤 이념보다 강력한 이데올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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