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27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5.27/뉴스1

4·27 판문점 회담 이후 29일 만인 26일 파격적으로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자 북한 매체들도 일제히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역사적인 제4차 북남수뇌상봉 진행,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문재인 대통령과 또다시 상봉하시고 회담을 하시었다'는 제목의 1900자 분량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는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총 6개국 언어로 표출됐다.

통신은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나갈 데 대한 입장을 표명하시며 앞으로 수시로 만나 대화를 적극화하며 지혜와 힘을 합쳐나갈 데 대하여 견해를 같이했다"면서 "이번 상봉은 북남관계 발전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놓는 또 하나의 역사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 기사 전문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2면에도 똑같이 실렸다. 신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거나 포옹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 18과 함께 기사를 배치했다.또 남북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둔 데 대해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 여러 나라에서 축전과 축하편지를 보내여왔다'는 다른 기사도 함께 실었다.

조선중앙TV도 같은 내용을 방송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각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회담을 나누는 영상 위에 조선중앙통신 기사 내용을 내레이션으로 덧붙였다. 

북한 노동신문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27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5.27/뉴스1

북한은 제4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대내적으로 크게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면서 "어제(26일) 논의한 내용을 왜 어제 바로 발표하지 않고 오늘 발표하게 됐느냐는 의문을 공통으로 갖고 계실 것"이라며 "북측이 북측 형편 때문에 오늘 논의된 내용을 보도할 수 있다고 하면서 우리도 오늘 발표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26일까지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일절 전하지 않았고 27일 오전 6시쯤부터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알리기 시작했다.

이날 북한 매체들은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2일로 예정돼 있다"고도 처음 알렸다. 그동안은 북한 매체들은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회담이 취소된 후 오히려 예정됐던 날짜를 공표하고 나선 것이다.

이 기사가 보도될 때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하긴 했지만 기정사실로 한 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현지시간 26일) 6·12 정상회담이 재추진되고 있음을 공식화했다.

회담 내용을 27일 발표하기로 한 이유와 관련해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은 방송장비 여건상 26일 곧바로 보도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회담에서 공동선언이 도출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의도에 맞게 용어를 선택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6월12일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못 박은 데 대해서는 "굳히기 한판에 들어간 것"이라며 "회담을 할 의지가 있다고 밝히고 공을 미국에 넘긴 것인데, 비핵화 관련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 흔쾌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d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