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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북미 안풀리면 남북관계 없다는 시대는 갔다"

"남북관계가 비핵화·북미관계 길라잡이 돼야"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18-05-27 15:39 송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18.5.26/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18.5.26/뉴스1

지난 16일 북한의 무기한 연기 통보로 미뤄진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가 확정되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호전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궤를 같이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날 통일각에서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 관련 논평에서 "남북이 주인이고 남북관계가 중심이 되어 비핵화와 북미관계를 추동하고 길라잡이가 돼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교수는 남북이 각각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발표한 내용에 대해 "남과 북이 이번 회담에 임하는 데 어디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었는지 다소 차이가 있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남북 각각의 발표 순서를 보면 북한은 판문점 선언 이행과 남북관계를 앞에 두고 비핵화와 북미정상회담 문제는 뒤쪽에 두고 있는 반면 문 대통령의 발표는 북미정상회담 문제를 앞에 얘기 하고 남북관계를 뒤에 얘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담에서는 제3차 북남수뇌상봉에서 합의된 판문점 선언을 신속히 이행해나가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해결하여야 할 문제들과 북미수뇌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진행됐다"며 판문점 선언을 북미정상회담보다 먼저 언급했다.
반면 오전 10시에 진행된 문 대통령의 발표문에는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우리는 4·27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다"며 북미정상회담을 앞에 꺼냈다.

김 교수는 "이 전후 관계 차이가 뭐 그리 중요하겠냐만은 현재 남과 북이 처한 입장과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며 "이번 회담이 단순 내용을 떠나 남북관계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의 진전이 없고 북미관계가 안풀리면 남북관계도 없다는 패배주의는 버려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교수는 "북미간 직접소통과 실무협상을 통한 사전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북한에게 설명해 주었다는 점에서는 중재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한 것이라 평가한다"며 "우리는 어느 일방의 메신저가 아니라 미국에게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북한에게는 미국의 보상에 대해 양측 모두를 안심시키고 이행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확실한 보증인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향후 남북관계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의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오는 6월12일의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유연하고도 매우 신속한 대응은 그가 현재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일부 측근들의 강경한 대북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북미 간에는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사찰과 핵폐기에 대한 검증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매우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향후 중국과의 전략대화 및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eggod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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