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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식량 책임질 4가지 '기술 트렌드'

[박영숙의 미래여행]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18-05-27 08:05 송고
 
'제철 과일' '제철 음식'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날이 머지않았다. 기술 발달로 1년 365일 농작물이 재배될 수 있고, 심지어 도심 속에서 직접 재배해 먹을 수도 있게 됐다.

환경 파괴로 인한 농지의 감소, 기상 변화 등의 요소에서 인류를 풍성한 식량으로 이끌 4가지 기술트렌드를 소개한다.
바로 '수직 농업(Vertical farms)', '크리스퍼를 이용한 식품(CRISPR engineered foods', '대체 단백질 혁명(The alt-protein revolution)', '농업 3.0(Farmer 3.0)'이다.

◇수직 농업

미국인이 섭취하는 식품은 평균적으로 농장에서 식탁까지 1500마일 이상을 이동한 것이다. 쇠고기는 주로 미국 텍사스주에서, 감자는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모든 식품이 50마일 이내에 있는 수직 농장에서 재배한다고 가정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수직 농업은 농지 부족과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농업 형태다. 수직으로 세워진 계단 형태의 공간에 농작물을 재배해 땅의 활용도가 높은 농업 형태다. 수송비용은 줄어들고, 농작물의 신선도는 증가한다.

무엇보다 '1년 내내' 식물에 필요한 환경을 설정할 수 있어 기상 조건과 토양의 변화로 인해 작물의 품질과 수확량이 달라지는 현재 농법보다 효과적이다. 식물의 성장주기도 제어할 수 있다. 수직 농장에 설치된 LED 조명을 통해 작물은 365일, 완벽한 주기에 따라 최대한의 빛을 쬔다.

또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통해 토양 산도(pH)를 조절해 병과 해충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할 수 있다. 작물 뿌리에 직접 영양을 공급할 수도 있다. 이런 정밀기술을 통해 기존 농법보다 300%~400% 더 많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크리스퍼를 이용한 식품

'유전자가위'로 우리에게 익숙한 크리스퍼(CRISPER)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지해 해당 부위의 DNA를 절단하는 제한효소로 인간 세포와 동식물 세포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사용된다.

환경에 맞게 작물의 세포를 조작하면 작물의 양분 밀도를 최적화해 농작물의 가치와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크리스퍼는 땅의 환경이 달라도 감염이나 가뭄, 냉해 등의 자연재해에 저항력을 갖게 한다. 미국 농무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는 "크리스퍼의 영향력을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 최근 유전자 조작 작물에 대한 규제를 없애 기업가들에게 크리스퍼를 이용한 작물 최적화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리스퍼는 식물에서 알레르겐(allergen, 알레르기 유발 항원)을 제거할 수 있다. 특정 식물에서 알레르겐이 발견되면 유전자가위로 그 유전자를 제거해 인간에게 더 안전한 식품을 제공할 수도 있게 된다. 크리스퍼는 작물을 불안정한 환경에서 보호하고 작물에 생기는 질병을 퇴치하며 영양학적 가치를 높여 증가하는 세계 인구를 돕는 귀중한 도구다.

◇대체 단백질 혁명

세계 인구는 앞으로 20년간 늘어나 현재 70억명에서 90억명에 이를 것이라 전망된다. 육류 소비량은 현재보다 약 2배 늘어난 4억65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소를 키우지 않고 하나의 근육 줄기세포를 이용해 스테이크용 육류를 배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배양육은 가축을 도살하지 않고,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축산농가없이 세포공학 기술로 만들어진 인공 식용고기를 의미한다. 앞서 소개한 크리스퍼와 같은 기술로 영양분이 풍부한 단백질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배양육은 늘어나는 인구의 식량 문제뿐 아니라 환경오염도 해결할 미래기술 중 하나다.

이미 세계 여러 스타트업들이 인공육 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조시 패트릭(Josh Tetrick)이 운영하는 저스트(JUST Inc)는 지구상 30만종의 식물을 조사해 식품으로 만들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양육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과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 빌 게이츠(Bill Gates)가 투자한 멤피스 미츠(Memphis Meats)는 동물세포에서 실제 육류를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살아있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근육 조직으로 분화되도록 유도해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 고기를 생산했다.

◇ 농업 3.0

그동안 역사적으로 농업은 여러 단계를 거쳐왔다. '농업 0.0'은 신석기혁명 기원전 9000년경에 시작됐다. 수렵채집에서 농업으로 전환됐고 인간은 식품생산을 위해 작물들을 재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농업 1.0'은 19세기까지 진행됐다. 농부들은 종일 힘든 노동을 했고 농업은 대부분의 일자리를 차지했다. '농업 2.0'은 20세기 중반, 녹색혁명 시대를 의미한다. 1812년에 최초의 농업용 트랙터가 발명된 이래 비료 같은 농화학 기술이 발달했고, 수확량이 증가해 농업 노동의 부담감을 줄게 했다.

바야흐로 '농업 3.0' 시대가 왔다. 미래 농부들은 인공지능, 네트워크, 센서, 로봇, 드론과 크리스퍼 등을 첨단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이익 창출은 물론 세계적인 식량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농업 3.0 혁명이 일어나는 중요한 배경은 '환경'에 구속받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 수직 농업과 도시농업이 새로운 농업 기업가들을 키워내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의 스퀘어루츠(Square Roots)는 미국 브루클린 주차장에 10개의 선박용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이곳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이 컨테이너에서는 매주 22kg 이상의 농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hwa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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