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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트럼프식 모델' 성공 기준은?

NYT "'즉각적인 北 비핵화' 합의는 어려울 듯"
"애매한 합의로 추가협상 여지 두는 것도 방법"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8-05-23 14:47 송고 | 2018-05-23 16:36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성공'으로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재정의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을 인용, 최근 북한의 반응을 볼 때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즉각적인 비핵화' 합의에 이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에서 "(미국이) 일방적인 핵포기만 강요하려 든다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NYT는 "북한이 '당장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견해"라면서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계획대로 열리더라도 '북한 비핵화가 궁극적 목표'라는 선언 이상의 합의를 도출하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즉각 이뤄져야 한다'는 미국 내 매파들의 주장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미 간 군사적 충돌 위기가 한껏 고조됐던 작년 상황과 비교할 때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애매하게라도 비핵화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상황.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동결 의사를 재확인하고, △핵무기를 해외에 수출하지 않겠다는 정도의 약속만 하더라도 "향후 추가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언젠간 (핵)무기가 필요 없어질 길로 간다는 건 '좋은 일'"이라며 "(비핵화가) 김정은 대(代)에 이뤄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과정을 진행해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일괄타결(all-in-one)이 좋지만 그렇게 될까"라고 반문하며 "(일괄타결에) 전적으로 얽매일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처럼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과는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평화협정 체결을 섣불리 약속해선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켈시 데이븐포트 미 군축협회 비확산정책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나 (주한)미군 재배치를 성급히 결정한다면 북한의 핵폐기를 계속 유도할 수 있는 지렛대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핵무기뿐만 아니라 한국·일본을 겨냥한 재래식 무기에 대한 논의 없이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처참한 성공'(disastrous success)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앞서 김 부상 명의 담화에서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공갈을 끝장내는 것"을 비핵화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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