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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대통령 측근' 잇단 접촉의혹에도 경찰지휘부는 '모르쇠'

김경수·송인배 등 측근 관련 질문에 "모른다" 반복
민감한 사안 답변 피하자…靑-경찰 사전 교감 의혹도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018-05-23 13:41 송고 | 2018-05-23 14:06 최종수정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 '드루킹' 김모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5.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 '드루킹' 김모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5.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김모씨·49)이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만나 간담회 사례비 200만원을 받은 사실과, 송 비서관을 통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전 의원)와 접촉했다는 점이 알려졌지만, 경찰청장 등 지휘부는 줄곧 '모르쇠'로 즉답을 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뎠던 경찰의 수사 속도, 경찰-검찰의 대립각을 두고 경찰이 대통령 핵심 측근들을 수사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송인배 비서관이 드루킹과 김 전 의원을 연결해줬다는 보고를 받았나"라는 질문에 "(저는) 몰랐다. 부실수사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몰랐다"고 말한 바 있다. 드루킹 사건 수사담당자도 "이 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사팀 '드루킹-송인배 접촉' 알고도 지휘부에 보고 안 했나

드루킹의 증언 등에 따르면 지난주 드루킹은 경찰의 구치소 접견조사에서 송 비서관 관련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경찰은 드루킹을 조사하면서 김경수 전 의원을 소개해 준 사람이 송 비서관이라는 진술을 확보했었다는 얘기다. 진술의 사실 여부를 떠나 수사 총 책임자인 경찰청장에게 보고조차 되지 않은 것이다.
이후에도 경찰은 송 비서관을 조사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수사 계획이) 없고 수사 목적상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드루킹 사건 수사팀에서 송 비서관이 대통령 측근이란 점에서 수사를 미루고 (지휘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임기가 한 달여 남은 경찰청장이 보고라인에서 '패싱'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에서 알고 청와대 내부 인사를 조사한 사항이라면 이미 경찰, 검찰에서 첩보가 (청와대에) 보고된 것"이라며 "아무리 수사 중인 사안이라지만 (경찰 지휘부가) 전혀 알지 못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경찰 간 사전 교감에 따른 것인지,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경찰청장이 부실 보고한 것인지 등에 대한 진상규명은 특별검사의 수사에서 짚어야 할 문제가 됐다. 

◇수사 초기에도 이주민 서울청장의 김경수 '비호' 발언 논란

당초 경찰의 수사 의지가 있었냐는 점도 여전한 논란거리다. 드루킹 수사 초기였던 4월 16일,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의원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논란만 키웠다.

당시 이 청장은 "김 전 의원이 드루킹의 보안메신저 텔레그램 메시지를 거의 읽지 않았고 의례적 감사 인사만 보냈다"고 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김 전 의원은 텔레그램뿐 아니라 시그널 등 보안메신저들을 통해 드루킹과 수차례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이 청장이 과거 김 전 의원과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을 떠나 살아있는 권력을 향하는 칼 끝을 미리 무뎌지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드루킹을 비롯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주요 회원들이 민주당원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줄곧 답을 피하고 있다. 수사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경찰은 "확인해보겠다"고만 반복하는 상황이다.

수사 초기에 경찰이 드루킹과 자금관리책 파로스(김모씨·49), 서유기(박모씨·30)가 민주당원임을 확인하는 데만 보름 가까이 걸린 점도 여러 의구심을 낳는다.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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