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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공항서 위성전화·방사선측정기 압수…기자 질책도"

英 스카이뉴스 보도…"北정권과 대조되는 원산"
고요한 공항·페인트향 나는 호텔…"원하는 비전위해 애쓰는 곳 같다"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8-05-23 11:26 송고
원산공항 가판대의 모습.(출처=스카이뉴스 갈무리) © News1
원산공항 가판대의 모습.(출처=스카이뉴스 갈무리) © News1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방북한 톰 체셔 영국 스카이뉴스 기자는 갖고 간 위성전화와 방사선 측정기는 압수됐다고 22일자 원산발 기사에서 전했다.
체셔 기자는 "원산 공항에서 위성전화가 압수됐고 핵실험 현장에서 흡수되는 핵 방사선의 양을 측정하는 장치인 방사선 선량 측정기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관계자들은 실험장이 완전하게 안전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항의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방사선 측정기)이 필요하지 않다고 장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원산에 도착한 상황과 장면들을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전했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보게 될 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서 "분명한 것은 우리가 볼 것은 북한 정권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란 점이며 북한 정부의 관계자는 매순간 우리 곁에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머물고 있는 원산은 북한 정권과 대조를 보이고 있는 전형적인 것 그 자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얼마 전만 해도 포격 훈련과 미사일 발사 기지였던 항구도시 원산을 관광 중심지로 새롭게 변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지 얼마 안 된 원산 공항 바닥은 모두 광택이 나는 대리석이며, 보라색 유니폼을 입고 만들어진 미소(fixed smiles)를 띄고 있는 여성들이 서 있는 가판대와 신문가판대, 음료 자동판매기 등이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공항 출국장에서 도로로 나올 때 소음과 혼란을 느낄 것을 각오하기 마련인데 여기(원산 공항)서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호텔로 가는 길에선 원산의 경치를 볼 수 있었는데 차가 속도를 내기 전 오른편에서 얼핏 비좁은 노동자들의 막사처럼 보이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원산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을 찍은 사진(출처=스카이뉴스 갈무리) © News1
원산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을 찍은 사진(출처=스카이뉴스 갈무리) © News1

북한의 한 관계자는 환영 연설을 했고 법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는데 한 기자는 충분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질책을 받기도 했다고.

호텔은 호화로운 리조트로 설계돼 있었고 들어갔을 때 페인트 냄새를 강하게 맡았으며 마침 대형 홀에서는 기이한 연회(bizarre banquet)를 열고 있었다고 했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가 바이올린으로 연주됐다. 

체셔 기자는 "식당에서 본 메뉴엔 퐁듀에서부터 스테이크까지 모든 게 있었고 튀긴 거북이와 상어 지느러미 수프까지 있었다"면서 "기근과 빈곤으로 크게 고통을 겪어온 나라에서 이것은 혼란스러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톰 체셔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식당 메뉴(출처=트위터 갈무리) © News1
톰 체셔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식당 메뉴(출처=트위터 갈무리) © News1

그는 "하지만 이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른바 '핵 경제 병진노선'을 선언했을 때 원했던 경제적 비전"이라면서 "6월12일 열릴 회담(북미정상회담)이 잘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돕겠다고 약속한 개방과 번영의 비전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 북한은 정말 그들이 원하는 비전을 선택하기 위해 애쓰는 곳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외신 5개국 10개 매체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허용한다면서 우리나라 취재진의 명단을 수령하지 않았다. 그러나 23일 오전 우리 정부는 판문점 개시 통화에서 풍계리 취재를 할 우리측 2개 언론사(MBC, 뉴스1) 기자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고 북측이 이를 접수했다.

한국을 제외한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취재진은 전날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통해 방북했으며 우리나라 기자단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성남공항에 집결, 낮 12시30분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원산으로 바로 이동할 예정이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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