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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대우건설 사장 인선 논란 예고된 '잡음'…문제는 '투명성'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2018-05-22 07:00 송고 | 2018-05-22 11:38 최종수정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뉴스1

대우건설 사장 인선 작업이 석연치 않다.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신임 사장 자격요건으로 건설분야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통찰력, 대규모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 등을 제시했다. 특히 '도덕성 및 윤리성이 검증되고 대규모 부실책임 유무 등에 결격사유가 없는 분'이라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동조합 및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은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최종 후보로 선정한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은 이러한 조항들을 위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추위 진행 과정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밀실 인사'인데다 논란의 소지가 많은 인물이 낙점돼서다.

노조 측은 김 후보자에 대해 현대건설 근무 당시 뇌물공여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으며 삼성물산 재직 때는 지하철 9호선 시공과정에서 석촌지하차도가 무너지는 싱크홀 사건의 책임으로 해임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은 김 후보자의 자격요건은 적합하며 선임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돌이켜보면 대우건설 사장 인선 때마다 잡음 없이 순항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박창민 전 사장 때도 그랬다. 산업은행은 2016년 8월 박 전 사장 선임 당시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추천을 받았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현 회장과 동명이인)이 박 전 사장 임명 과정에서 사추위 위원들을 회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임 1년 만에 사퇴한 바 있다.

주인없는 회사의 비애일까. 그동안 대우건설은 정치권과 대주주 등 외부의 간섭을 수없이 받아왔다. 그 결과 대우건설의 사장 인사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반복돼 왔다. 낙하산 인사의 병폐가 대우조선해양의 사태를 부른 원인임을 산업은행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 정치철학을 달리했던 이전 정권들의 최대 적폐로 지목된 낙하산 인사를 단행한다면 건설 명가(名家) 대우건설의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김 후보자가 낙점된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소문이 무성하다. 하자 많은 인사가 사장 후보에 올랐으니 낙하산 줄 한쪽 끝에 현 정권 실세가 있다느니 산업은행 고위 인사가 버티고 있다는 밑도끝도 없는 말들이 꼬리를 문다. 

불필요한 오해와 한 점 의혹도 없애기 위해서는 한가지 방법이 있긴하다. 산업은행이 이번 대우건설 사장 인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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