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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허창수' 3대 걸친 인연 '아름다운 이별' 마무리

LG-GS 2005년 계열분리까지 57년 동업
창업주부터 이어진 화합신뢰 '구본무-허창수' 이어져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2018-05-20 12:12 송고 | 2018-05-20 21:26 최종수정
생전의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모습. 2016.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생전의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모습. 2016.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57년 동안 3대에 걸쳐 화합과 신뢰 속에 유지된 구씨와 허씨 일가의 동업 관계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구인회-허만정'에서 '구자경-허준구'에 이어 '구본무-허창수'로 이어진 LG와 GS 가(家)의 인연은 '아름다운 이별'로 유종의 미로 남게 됐다. 

재계에선 고(故) 구 회장의 업적 중 하나로 2005년 1월 허씨 일가와의 계열분리를 꼽는다. 잡음과 분란이 일절 없는 화합과 신뢰의 결과물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다. 국내 경영학계에선 "국제 경영학의 연구 대상"이란 평가까지 나왔을 정도다. 
두 집안의 동거는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과 만석꾼이었던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인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만정 창업주는 아들인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의 경영 수업을 위해 1931년 구인회상점이란 포목점을 낸 구인회 창업주를 찾아갔다. 1947년 두 창업주는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공동 창업해 57년의 공생을 시작했다. 구씨와 허씨 일가 형제들이 모두 경영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1970년 구인회 창업주의 바통을 물려받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총수 시절에도 동업은 계속됐다. 1995년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에게서 경영권을 물려받은 구본무 회장도 10년 간 허씨 일가의 도움으로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특히 계열분리 전까지 구본무 회장은 그룹 주요 현안과 이슈를 항상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자리를 같이해 보고를 받았다. 동업자인 허 회장에 대한 예우였다. 허 회장도 구 회장이 참석하는 그룹 행사는 물론 국내외 산업현장 방문 시 항상 한 발짝 뒤에서 동행하며 구 회장을 돋보이게 하는 배려심을 잊지 않았다.
  
2005년 1월27일 계열분리 후 GS그룹 출범식에 참석한 구본무 회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 이겨내고 우뚝 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LG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일등 기업을 향한 좋은 동반자가 되어 달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재계 관계자는 "두 집안의 공동 경영과 계열분리는 '형제의 난'으로 점철된 한국 기업사(史)에 보기 드문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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