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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달러 향하는 유가…불안감 커지는 '정유업계'

브렌트유 가격 80달러…100달러 전망도 잇따라
고유가 시대엔 수요부진으로 호실적 어려워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18-05-20 07:00 송고 | 2018-05-20 10:03 최종수정
SK이노베이션 울산CLX© News1
SK이노베이션 울산CLX© News1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최근 2년간 이어진 정유업계의 호황이 꺾일 수 있다는 비관론도 이어진다. 유가가 지나치게 높으면 수요부진이 발생하고 결국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8.51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79센트 떨어진 것이지만 전주(77.48달러) 보다는 1달러 넘게 올랐다. 전날 한 때엔 배럴당 80.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것은 2014년 11월 이후 3년6개월 만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주 대비 0.58달러 오른 배럴당 71.28달러에 거래됐다. 같은기간 중동 두바이유는 0.97달러 상승한 배럴당 74.45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흐름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가 이끌고 있다. 미국은 이란핵합의에서 탈퇴를 선언하면서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기로 했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4%인 일일 24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의 감산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은행의 메릴린치는 내년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정유기업 토탈의 최고경영자(CEO) 역시 몇 달 내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유업계에 있어서 국제유가 상승은 통상 호재로 작용한다. 정유사가 원유를 국내로 들여와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까지 약 30~45일 걸린다. 이 기간 유가가 오르면 제품의 가격도 올라 레깅효과(시차효과)가 발생, 마진이 높아진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지나치게 오르자 정유업계는 오히려 긴장하는 눈치다. 정유사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인 정제마진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정제 마진은 석유제품과 원유 가격 차이에서 얻는 수익이다. 원재료 역할을 하는 국제유가 상승폭이 석유제품 가격보다 더 크면 정유사의 마진율은 하락한다.

실제로 최근 정제마진엔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5월 둘째주 기준 평균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6.2달러까지 떨어졌다. 4월 이후 좀처럼 7달러대로 올라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평균 복합정제마진 역시 6.8달러 수준으로 지난해(7.1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원유가격이 오른 만큼 제품가격에 반영을 해야 하지만 수월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분쟁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 시에는 제품 가격 인상이 용이하지 않다"면서 "최근 유가 상승은 정유부문 단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군다나 100달러에 육박하는 신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면 석유제품 수요는 감소한다. 2016년부터 정유업계가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누린 것은 국제유가가 50~60달러대의 저유가 상태로 안정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고유가는 원료 가격 상승으로 불안정성을 확대한다.

박유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OSP(원유에 붙이는 프리미엄) 상승, 연료유 등 일부 제품 수요 둔화 가능성 등으로 정유사의 실적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song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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