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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일방 취소 통보'…북미 비핵화 협상 험로 예고

北, 올해도 금강산 행사 등 3차례 일정 일방 취소
북미 대화도 경고…물밑 조율 불만 표출 추측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8-05-16 15:09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북한이 16일 판문점에서 개최하기로 한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앞으로 있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험로가 예상된다.

북한은 이날 0시30분쯤 리선권 단장 명의의 통지문을 정부에 보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알려왔다.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된 고위급회담을 10시간도 채 남기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 통보를 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동시에 회담에 조속히 호응해오길 촉구했다. 대변인은 "북측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도 남북간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같이 일방적 취소 통보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일은 앞으로 있을 긴 비핵화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북한은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여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복원되는 와중에도 여러 차례 일방적 취소·연기 통보로 정부를 당혹하게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지난 1월29일 밤 10시10분에는 2월4일 열릴 예정이었던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갑자기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남측 언론이 북한의 건군절 열병식 등 북한 내부 경축행사를 시비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앞서 1월19일 오후 10시쯤에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다음날로 예정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남한 방문 계획을 중지한다고 통보했다가 다시 보내겠다고 번복했다.

뒤늦게 공개됐지만 지난 2월10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만남도 북한이 약 2시간 전에 돌연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북한은 주로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주요 사안 결정을 앞두고 협상판을 흔들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보여왔는데 이번에도 다음달 12일 열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같은 의도라는 해석이 많다.

회담 연기 통보 이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이날 오전 담화를 통해 "핵 포기만 강요하려 든다면 대화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제1부상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한은 리비아식 해법, 즉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 방식이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미사일·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 등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오는 대북 강경 발언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간 진행되는 사전 조율 과정에서 미국의 높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라는 우회적인 경로로 불만과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북한이 아직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작업에 착수하는 등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있어 판을 깨겠다는 의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김정은은 과거 한미 군사훈련의 지속적인 필요성과 유용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절대적으로(Absolutely)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대화 기조를 이어갈 뜻을 보였다.

하지만 한편으론 비핵화 협상의 지난한 과정을 생각하면 결코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장은 오는 23일부터 25일 사이에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가 정상적으로 이행될지가 다음 비핵화 관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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