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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중국이 북미정상회담 훼방꾼 될 수 있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5-14 13:55 송고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북미정상회담 전 북한은 중국과 두 번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 그것도 두 달도 못돼 양국정상이 두 차례 회담을 갖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즈음에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노동신문은 5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에 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5.10/뉴스1

시계를 몇 달 전으로 돌려보자. 첫 북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날이 3월 25~28일이다. 두 번째 북중 정상회담은 5월 7~8일이다. 첫 번째 북중 정상회담은 베이징에서, 두 번째는 다롄에서 각각 열렸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두 번 방북했다. 3월 31일~4월1일과 5월 9일이다. 첫 번째 방문은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격으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진정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5월 9일에는 북미정상회담 세부 내용을 조율하기 위해서였고, 납치된 미국인 3명도 데려왔다.

북중 정상회담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묘하게 겹친다.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이 모두 폼페이오 장관 방북 직전에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은 폼페이오를 어떻게 다룰까에 대해 시진핑 주석의 의견을 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 깊숙이 간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북미 평화 프로세스에 간여하면 좋을 것이 없다. 북한과 중국은 주한미군에 대해 시각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는 물론 한미합동군사 훈련도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0일 ABC와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논의가 없었고, 앞으로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김정은 정권이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격렬히 반대했던 점을 감안하면 북미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에서 고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라며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혔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은 중국은 주머니를 두 개 차고 있으니 항상 조심하라고 하셨다. 내 생각은 다르다. 중국이 찬 주머니는 두 개가 아니라 열 개는 된다. 통일이 되더라도 주한미군은 유지해야 한다는 김 대통령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북한은 중국을 견제키 위해서 주한미군의 주둔을 내심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중국은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의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된다면 한반에 평화가 도래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사라진 만큼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할 게 뻔하다. 

주한미군은 당초 북한 견제를 위해 주둔했지만 최근 중국이 급부상함에 따라 대북 견제용이라기보다는 대중 견제용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 주한미군은 아시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중 중국에 가장 가까운, 최고의 전략적 위치에 똬리를 틀고 있다.

주한미군 문제가 북미 데탕트 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두 차례나 방중한 것은 아무래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중국이 북미 관계 정상화 과정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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