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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바이오젠, 삼성에피스 지분 49.9%로 늘린다

콜옵션 행사기한 6월말…지분확대로 약 2조 이익 전망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18-04-25 18:21 송고
바이오젠 2018 1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 일부 발췌.(빨간색 네모칸 안에 콜옵션 행사 계획 내용) © News1
바이오젠 2018 1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 일부 발췌.(빨간색 네모칸 안에 콜옵션 행사 계획 내용) © News1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5.4%를 보유한 미국 바이오젠이 6월말까지 지분을 49.9%로 늘리겠다고 발표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바이오젠은 24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49.9%로 확대하기 위한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며 "가치창출을 위한 매력적인 기회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콜옵션 행사기한은 6월말이어서, 그 안에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게 바이오젠의 계획이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805억원(85%), 바이오젠이 495억원(15%)를 출자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에 최대 49.9%(50%-1주)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콜옵션 부여 배경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바이오젠은 바이오의약품 개발 경험이 많고,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위탁생산한다는 점 등이 콜옵션 제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수차례 삼성바이오에피스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하면서 지분율을 현재 94.6%까지 끌어올렸고, 바이오젠 지분은 5.4%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바이오젠이 지분을 49.9%로 늘리게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2조원에 이르는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파생상품부채' 1조93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바이오젠이 앞으로 콜옵션 행사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행사시 가치보다 낮은 행사가격으로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잠재손실을 반영한 것이다.
즉 바이오젠은 앞으로 콜옵션 행사시, 콜옵션 매입 투자분을 제외하고도 1조9336억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1조9336억원의 규모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과거 사업가치를 기준으로 책정된 것이어서 변동될 수 있다. 콜옵션 행사가격은 투자원금의 49.9%에 해당하는 금액에 바이오젠이 기존 투자했던 492억원을 빼고 이자를 더한 금액이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계획 발표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보유 지분 일부를 바이오젠에 주게 됐지만, 2016년 코스피 상장 당시 불거졌던 '편법회계' 논란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기존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전환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만큼 1조9000억원대 순이익을 2015년도 실적에 일회성으로 반영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바이오젠의 콜옵션 지분가치가 행사가격보다 커지면서 바이오젠이 언제든 콜옵션 행사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상태로 판단, 국제 회계기준에 의거해 지분평가 방식을 바꿨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그대로 뒀다면 적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을 그대로 떠안아야 했다. 그러나 당시 바이오젠은 정작 콜옵션 가치를 자사 실적에 반영하지 않아, 시장에서 엇박자 행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바이오젠은 콜옵션 행사 시점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행사기한 만료일인 6월말이어서 그 전에 할 전망이다. 이에 투자 극대화를 위한 바이오젠의 지분 매각시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행사는 하더라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사업성이 커지고 있어 지분을 곧바로 매각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매각을 한다면 기관투자자가 그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크고, 앞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시점을 기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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