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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셈 드러낸 엘리엇, 고배당 요구로 첫 포문

자사주 소각 관철로 지분가치 극대화 노림수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8-04-23 23:43 송고 | 2018-04-24 00:27 최종수정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제안한 방안('현대 가속화' 서신 캡쳐)© News1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제안한 방안('현대 가속화' 서신 캡쳐)© News1

현대차그룹에 지주사 전환을 요구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의 속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엘리엇은 23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법인을 지주사로 전환하는 주장이 담긴 '현대 가속화 제안' 서신을 현대차 이사진에 보냈다.
서신에 담긴 내용은 크게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 후 지주사 전환 △현대차·현대모비스 자사주 소각 △당기순이익의 40∼50%까지 주주배당 확대 등 3가지다.

이중 지주사 전환은 현대차그룹이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나머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전략적 제안으로 보인다. 지주사 전환이 어렵다면 자사주 소각 및 주주배당 확대 등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으로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모비스가 각각 가지고 있는 현금에서 6조를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줄이고 지분가치를 끌어올리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자사주 소각이란 회사가 보유 현금을 이용해 자사 주식을 사들인 뒤 이를 소각하는 방식이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경우 기업 본질가치는 변함이 없으나 주식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는 높아진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한 엘리엇은 지분가치 개선에 따른 시세차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 영업현금흐름에서 투자지출하고 남는 돈)의 20∼40% 수준의 주주배당은 당기순이익 대비 절반까지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기업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지만 그만큼 배당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다만 엘리엇의 제안이 실현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이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1조원대(10억달러)의 현대차그룹 3사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은 전체 지분 대비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주주이익을 대변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지분율이 워낙 낮아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힘들다.

리콜 등에 대비해 조 단위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하는 자동차 기업 특성상 자사주 매입·소각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기도 어렵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업에도 자금이 필요해 현대차그룹이 엘리엇 요구를 선뜻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역시 엘리엇 제안에 즉각 대응하기보다 국·내외 주요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지배구조 재편 방안의 취지 및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주력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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