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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합리적 의심 이해해" 리메즈 대표가 밝힌 '닐로 사태'

"문체부 등에 조사 문의…차라리 조사 받고파"
"SNS 이용패턴 분석해 영상 올렸을 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2018-04-20 10:55 송고 | 2018-04-20 13:42 최종수정
2018.4.19. 마포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리메즈 대표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8.4.19. 마포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리메즈 대표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업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인디 가수 닐로가 무려 2주만에 '역주행' 끝에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역주행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사건'이라고 할 만큼 매우 빠른 속도였다. 더욱이 닐로가 워너원, 트와이스, 엑소-첸백시, '고등래퍼2' 음원 등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자 '음원 사재기' 혹은 '편법'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

이 '합리적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은 여러 개다. 우선 무명 가수가 유명 아이돌 그룹의 음원을 이겼다는 점, 50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 새벽 시간대에 닐로의 음원이 '팬덤픽'과 같은 급상승 그래프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에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대표(28)는 여러번 해명의 뜻을 밝혔지만 여전히 대중의 '합리적 의심'은 깨끗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뉴스1은 지난 19일 업계 '뜨거운 화제'가 된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를 찾았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2층짜리 아담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안에는 약 20명의 직원들이 영상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이 대표의 사무실에서 그의 해명을 들었다. 그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의구심이 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역시 의도하지 않았기에 추측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문체부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어느 곳에서라도 우리를 조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2018.4.19. 마포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리메즈 대표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8.4.19. 마포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리메즈 대표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다음은 이시우 대표와의 일문일답.

-대표님 소개를 부탁드린다.

"5년 전부터 소셜 마케팅 일들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잘 알려지지 않는 뮤지션들이 진입 장벽을 뚫고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것이다. 열정 많은 뮤지션들을 위한 생태계를 꿈꾸고 있다. 어렸을 때 창업을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중소기업청 청년 창업 시스템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는 2016년에 설립했다. 사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를 세우기 이전에 두 번 망한 적도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을 시작했나.

"내가 직접 음악을 한 사람은 아니다. 음표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내 주변에 음악이 꿈인 친구들이 많았다. 그 친구들을 보다보니 이런 뮤지션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사명감도 생겼다."

-경영학과 전공 중 중퇴하고 창업을 했던데.

"군대 전역 후 사업 계획서를 낸 것이 이 소셜 엔터테인먼트였다. '슈퍼스타K'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흥행을 했을 시기였다. 그때쯤 아마추어 뮤지션을 좋아하는 대중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내 지인도 본인이 노래부르는 영상을 SNS에 올렸는데 좋아요가 100개가 넘더라. 이런 것들을 보고 소셜 미디어와 뮤지셔을 연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4.19. 마포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리메즈 대표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8.4.19. 마포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리메즈 대표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는 어떤 회사인가. 바이럴 회사인건가.

"우리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 회사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겸하고 있다. 바이럴이라고 하면 보통 댓글, 연관 검색어 생성 등을 생각하지만 우리는 일절 그런 홍보를 하지 않았다. 가수들의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리는 것뿐이다."

-리메즈 소속이 아닌 다른 기획사나 무명 가수들의 영상은 제작 비용을 받고 올리는 것인가.

"의뢰가 오면 그 가수의 영상을 직접 제작하고 기획한다. 제작 비용으로 돈을 받는다."

-그런데 리메즈가 올리는 영상은 많지만,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원이 유독 큰 성공을 거둔다는 시각도 있다.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고 안되는 케이스도 있다. 원천 콘텐츠가 중요하다. 우리가 대중이 공감하는 요소를 잘 체크하는 것 같다. 지난 5년간 뮤지션 수만개를 봤다. 대중이 어떤 노래에 공감하는가에 대한 것을 안다. 편법이라기보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이라고 본다."

"다만 우리 소속 가수들의 영상에 대해서는 기민하게 움직일 수는 있다. 전날 이슈가 있었으면 다음날 만들어서 낼 수 있는 것이다. 의뢰를 받은 다른 소속사 가수들의 영상을 논의 없이 우리 마음대로 제작할 수 없지 않나. 반면 리메즈 소속 가수들의 영상에 대해서는 시의성에 맞는 영상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슈나 시의성에 맞춘 영상을 제작해 SNS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업로드했고 그것이 잘 통했기 때문에 그런 시각이 생긴 것 같다."
2018.4.19. 마포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리메즈 대표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8.4.19. 마포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리메즈 대표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장덕철에 이어 닐로까지 1위를 하며 이슈가 되고 있지만, 리메즈 소속 가수들의 음원도 망한 것들이 많다. 그들의 음원도 같은 방식으로 홍보했으나 같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우리의 콘텐츠도 모든 것이 다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닐로가 1위를 차지하면서, 리메즈가 갖고 있는 노하우에 업계의 많은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노하우를 공개할 수 있나.

"노하우가 있다면 소셜 미디어에서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알고 있다는 것 정도다. 회의를 정말 많이 한다.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뭐냐고 묻는다면 가수의 성향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누구인가에 따라 다 다르다. 내가 노래에 대한 평가는 어렵지만,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들에 대한 캐치는 되는 것 같다."

-이름 모를 어린 대표의 성공에 궁금증을 내비치는 제작자들이 많다. SNS 마케팅으로 다른 신인 그룹이나 뮤지션보다 다소 쉽게 1위에 안착시킨 것에 대한 것이다.

"우리의 미션은 다양한 뮤지션이 대중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오직 그것에만 몰두했다. 좋은 아티스트, K팝 경쟁력이 있는 친구들의 결과물은 이미 세계적인 퀄리티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시간 연습을 해서 데뷔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다. 이런 친구들이 대중에게 커뮤니케이션을 직접 받을 수 있다면 아티스트들의 방향성을 찾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이후 SNS 소통에 집중해 현 시대와 맞물려 좋은 결과가 났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5분 차트를 통해 '팬덤픽' 그래프를 보였다는 것은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도 추측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나오고 있는 루머 중 사재기 등 편법을 써서 차트를 공략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도 이런 결과가 당황스럽다. 예를 들어 윤종신이나 아이유 같은 경우에는 좋은 가수이기 때문에 그들의 노래가 어느 정도 예상이 간다. 하지만 닐로가 5위권에 들어선 후에는 잘 모르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더 스트리밍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단지 그 이유만으로는 5분 차트에서 폭발적인 힘을 냈다고 보기는 힘든데.

"닐로의 영상을 논란이 됐던 시간대에 업로드했다. 이는 차트 공략 때문이 아니라 SNS 이용 패턴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직장이나 학교에서 SNS를 많이 하지는 않는다. 자기 전에 한 번 더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밤 시간대를 공략해 영상을 올렸고, SNS를 통해 닐로를 접한 사람들이 차트에서 더 찾아들었다고 생각한다."

-닐로의 차트 1위는 어떻게 얼마동안 이뤄진 건가.

"닐로는 리메즈와 2월에 계약했다. 이후 닐로의 음원 중 '지나오다'를 다시 한 번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3월에 영상 6개를 올렸고 3월 23일 닐로가 처음으로 100위에 진입했다. 이후 영상을 제작해 계속해서 업로드 했고 4월 12일에 1위까지 오르게 됐다."

-20일만에 SNS 영상 업로드만으로 1위를 차지했다는 말인데, 이런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했나.

"우리는 차트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을 최우선에 뒀다. 닐로의 영상을 올릴 때마다 정말 많은 공감을 받았다. 조회수도 높았다. 타가수들에 비해 훨씬 좋은 반응이 있었다."

-50대 연령에서 차트 1위를 한 부분도 설명해달라.

"50대 차트가 있는지도 몰랐다. 다만 가수 권인하씨도 공감을 눌러준 것을 보면 50대 리스너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음색이었다고 추측한다. 50대 차트 1위를 통한 대중의 합리적 의심은 이해가 된다. 우리도 이 부분까지 예측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지 추측만 할 뿐이다."

-그럼에도 닐로라는 다소 생소한 가수가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의아한 부분이 있다. 납득이 가능한 선에서 설명을 해줬으면 한다.

"이전에도 여러번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이 차트 상위권에 등장한 적이 있고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리스너들이 '누구지?'하며 관심을 가졌고 결국 그들의 노래가 좋아서 대세감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닐로는 최상위권에 안착함과 동시에 논란이 생겨서 미처 대세감이 생기기도 전에 논란이 선이슈를 차지한 것 같다."

-문체부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단체에 문의할 계획이라고 알고 있다.

"계속해서 문의하고 있다. 정확한 루트를 찾고 있다. 오히려 우리 좀 조사해달라고 하고 싶다."

-현재 닐로의 상태는 어떤지.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 개인의 상태가 제일 중요하다. 당황스러워하는 상황이다. 대중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닐로는 자기 음악을 한 것뿐이다. 화살이 닐로한테 가니까 너무 안타깝다."

-리메즈 엔터에 대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나갈 생각인가.

"우리의 가치가 훼손된 것에 대해서 정말 속상하다. 뮤지션의 공정한 생태계를 위해 꾸준히 활동해왔다. 가수가 꿈인 뮤지션을 50명 모아놓고 어떻게 SNS를 활용하면 좋은지 무료로 강의도 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공연을 개최해서 이름없는 뮤지션들을 무대에 서게 하기도 했다. 이번 일로 이전까지 해온 것들에 대해서 훼손돼 안타깝다."


hm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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